평소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을 점검해보는 것으로 스스로 진단할 수 있다. 나는 이런 마음과 감정의 상태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불행의 씨앗감정이고, 둘째는 쾌락의 씨앗감정, 셋째는 행복의 씨앗감정이다. 이 중에서 불행과 쾌락의 씨앗감정은 형태가 조금 달라도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불행의 씨앗감정은 근심, 걱정, 불안, 초조, 우울, 가라앉은 기분, 짜증, 원망 등이다. 그 성격을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근심은 마치 어려운 숙제를 못해 쩔쩔매는 초등학교 학생처럼 마음이 무겁고 애를 태우는 것이다.
둘째, 걱정은 이렇게 되면 어쩌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다.
셋째, 불안은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불편한 감정이 계속 이어지며 겁이 나는 것이다.
넷째, 초조는 불안한 마음이 커져서 일상의 삶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다섯째, 우울함은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어떤 일이든 어두운 면을 먼저 보는 것이다.
여섯째, 가라앉은 기분은 무기력하고 생기가 없으며 나른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일곱째, 짜증은 사소한 일에도 화가 잘 나고 투덜거리며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이다.
여덟째, 원망은 내가 겪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나 마음이 모두 다른 사람이나 외부 환경 때문이라고 탓하는 기분 나쁜 상태이다.
이 여덟 가지 감정이나 마음을 평소에 얼마나 자주, 오래 느끼는지 자신을 되돌아보자.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이런 감정을 자주 느낀다면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불행의 씨앗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니 이를 잘 관찰하고 살펴야 한다. 분노, 절망, 자괴감, 비탄 등의 감정은 매우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대개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감정 상태이므로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덟가지 감정이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거나 깊게 뿌리 내리면, 특정한 상황에서 분노, 절망, 자괴감, 비탄 등으로 폭발하게 된다.
다음은 쾌락의 씨앗감정이 있다. 이것은 공허감, 욕구불만, 도피, 결핍의식, 낮은 자아의식, 조건적 자신감 등을 말한다.
첫째, 공허감은 마음이 허전하고 염세적인 감정으로 변하는 것이다.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세상살이가 다 의미 없게 생각되는 마음이다.
둘째, 욕구불만은 무엇인가를 늘 채우고 가져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다. 충족되지 않으면 많은 고통과 불안을 느낀다.
셋째, 도피의 마음은 모든 것에서 벗어나 내가 처한 상황을 잊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살아가는 것이 짐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이다.
넷째, 낮은 자아의식은 내가 늘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감정으로, 나는 피해자라는 마음이 지배적이다. 모든 주도권이 외부에 있다고 여기는 정신 상태이다.
다섯째, 조건적 자신감은 외모, 능력, 학벌 등 어떤 특정한 조건이 자신을 떠받치는 유일한 기둥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것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거나, 그것이 사라질까 두려워 하는 마음이다.
여섯째, 결핍의식은 자신에겐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감정 상태이다.
이런 마음과 감정의 씨앗은 알콜, 흡연 과식, 도박, 섹스, 쇼핑, TV시청, 운동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각종 중독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또한 성공이나 돈, 명예, 권력 등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운다. 일종의 편집증과 같은 왜곡된 삶의 태도를 유발한다. 결국은 인생을 파괴하고 행복한 영혼과의 만남을 스스로 차단한다.
이와는 다르게 행복의 씨앗감정은 자유로움, 넉넉함, 기쁨, 평화로움, 소통, 사랑, 감사, 경이로움, 자존감 등이다.
첫째, 자유로움은 나의 마음과 삶이 어디에도 묶이거나 구속되지 않고, 인생 전반이 홀가분하고 개운하며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둘째, 넉넉함은 스스로 풍요롭고 여유 있으며, 인생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셋째, 기쁨은 때때로 아무 이유 없이 즐겁고, 활기 넘치는 기분이 충만한 것이다.
넷째, 평화로움은 마음이 늘 편안하고, 내가 주변의 도움과 보호를 받고 있으며 세상과 조화롭게 살고 있다는 마음이다.
다섯째, 소통은 주변 사람들 또는 환경과 서로 교류하고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감정이다. 진리, 신과 같은 궁극적인 존재나 우주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여섯째, 사랑은 나 자신이 소중하고 은혜로우며, 주변 또한 그렇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일곱째, 감사는 매사가 고맙고 가치 있으며, 많은 손길이 나를 돕고 있음을 진실하게 느끼는 마음이다.
여덟째, 경이로움은 세상에 우연은 없으며,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것 속에 진리의 뜻과 우주적 신비가 숨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아홉째, 자존감은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내가 매우 가치 있는 존재이며 내 삶에 축복이 가득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이상의 아홉 가지 감정이나 마음상태는 행복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작은 행복부터 환희와 영광, 격정적 황홀감 같은 엄청난 행복감을 만들기도 한다. 삶을 확장시키며 더 높은 차원으로 나 자신을 승화시키는 숭고한 원동력이다.
불행의 씨앗감정, 쾌락의 씨앗감정, 행복의 씨앗감정 중에서 어떤 것을 더 자주, 많이 느끼고 경험하는가? 어느 심리학자는 감정이란 부정적이거나 긍적적인 것 두 가지뿐이라고 했다. 중간 단계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고, 그것은 곧 부정적인 상태라는 것. 내 마음속에 3가지 감정 중에 어떤 것이 자라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물론 사람의 마음은 복합적이기에 한 가지 감정이나 마음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 그러나 비중이 높은 감정 상태가 있다. 내 마음이 어던 상태에 자주 머물러 있는지, 어디로 자주 향하는지를 잘 관찰해보면 된다. 자신의 마음상태나 감정의 흐름을 잘 관찰하고 알아차리는 것은 마치 원유를 찾으려고 시추공을 뚫는 것과 같다. 자신의 행복 유전에 스스로 시추공을 내릴 때, 엄청난 황금빛 행복의 원유가 콸콸 솟아날 수 있다.
<행복은 어떻게 오는가> (문은식 지음, 중앙위즈 펴냄) 에서
문은식=심리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포웨이 행복상담소 소장.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원불교 교무로서 교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원음발송 <거듭나게 하소서>를 거쳐 상담 프로그램 <희망 스케치>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저서로는, <엄마혁명> 외에 깊은 내면의 대화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따는 내용의 심리에세이 <나는 나와 연애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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