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23 12:22 | 수정 : 2012.12.23 12:44
'산그림자'라는 의미의 시적인 이름을 가진 <국립산음(山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한적한 산길이다. 그 고요하고 긴 길을 달리다 보면 깊은 산이라는 존재에 안기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산음휴양림은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에 위치하고 있다.
'산그늘'이라는 의미의 이름은 용문산의 그늘에 위치한다 하여 붙여졌다. 그런 까닭에 겨울에는 눈이 잘 녹지 않는 곳이다. 3월의 끝 무렵인 30일에도 눈이 15cm나 내렸다. 제일 높은 폭산(1,003m)과 봉미산(856m)을 비롯한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아늑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산음의 숲은 자연혼효림(혼합림)으로 계곡을 따라 낙엽송, 전나무, 잣나무, 참나무, 층층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원시림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허현경 팀장과 19명의 직원들이 꾸려나가고 있는 국립산음휴양림은 무엇보다 숲 치유(Forest Therapy) 프로그램을 제일 먼저 시도한 휴양림으로 알려져 있다.
숲의 다양한 물리적 환경요소를 이용하여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숲 치유는 도시민의 경미한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치유하고, 아토피 피부병 등 환경성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용객들에게 치유의 숲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상담 및 건강체크 등이 진행되는 건강증진센터와 물이 주는 심신의 치유효과를 활용하여 건강유지 및 증진에 도움을 주는 물치유시설과 치유숲길, 족압로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현재 두 사람의 숲 치유사(김선묵 나병춘 치유사)가 상주하고 있다. 치유프로그램은 당일 3시간 프로그램, 스트레스 예방관리 1박2일, 2박3일 프로그램, 방문자 건강체크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반인들의 관심뿐 아니라, 직장인들의 단체 신청도 많아서 주말마다 예약이 만료되는 정도다. 작년 3월~10월 사이만 4,079명이 숲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 산음자연휴양림 치유숲길은 총 6개 구간으로 전체 거리는 2Km이고, 고도는 280m에서 400m 사이에 있다. 가족 단위 이용객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코스다.
방문객들에게 '천사봉' 혹은 '문필봉'(1,004고지)으로 불린다는 '폭산'은 태풍으로 등산로가 유실되어 등반이 금지되었고, 봉미산으로 등반할 시에는 반드시 원점회귀를 해야 한다고 고향이 용문인 김종구 씨는 당부한다.
"재작년에도 헬기에 실려 하산한 등반객이 두 분이나 있었습니다. 방문객들이 규정만 잘지켜주시면 즐겁고 안전하게 휴양림의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 과욕을 부리는 점이 아쉬워요. 일이 많아 실제로 숲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숲에서 근무하는 것을 다들 부러워해요."
▲ 어색해 하는 세 사람을 사진기 앞에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순하고 맑은 얼굴들에서 휴양림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왼쪽부터 임관표 씨, 김종구 씨, 김창현 씨)
영덕 칠보산 휴양림에서 7년 동안 일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산음자연휴양림으로 발령을 받아 온 김창현씨는 산음의 생활이 아직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지방과의 차이를 느낀다.
"산음은 방문객이 많아 놀랐습니다. 반면에 민원도 참 많습니다. 지방에서는 말로 하면 서로 해결될만한 일들도 여기서는 인터넷 민원으로 올려지고, 사건으로 되더군요. 그래서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하지만, 노력하는 만큼 소통의 기회를 얻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잘 쉬고 왔다는 후기를 올려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후기를 보면 휴양림에서 근무하는 보람을 느끼는 거죠."
▲ 야영장 데크는 78개가 있다. 화로대 사용은 가능하다.
산음까지 가는 길고 좁은 길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고 산음리와 향소리, 석산리라는 이름의 마을들이 놓여있다. 집 바로 앞에 도로가 나 있는 모양새라 주말에 차량이 많아지면 주민들의 민원도 많이 생겨서 마을 회의가 있을 때마다 허현경 팀장이 직접 참석해 주민들의 불만을 듣고 조율해 나가고 있다.
■ 위치/연락처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산 84(고복길 347) / 031-774-8133.3936
■ 시설 안내
숲속의 집 펜션 38개가 있고, 야영장 데크는 78개 있다. 화로대 사용은 가능하다. 주말마다 예약이 완료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2월 22일부터 예약방법이 변경되었으므로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www.huyang.go.kr)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2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는 산불예방 주간으로 입산이 금지된다.
■ 주변 볼거리
반경 4~20km 이내에 산음숲자연학교, 소리산유원지, 그리고 이시형 박사가 운영하고 있는 '힐리언스선마을', 너와집을 체험할 수 있는 '청운골 생태마을' 과 '경기도 민물고기 생태학습관', '경기영어마을' 이 있다.
글·사진 제공 : 캠핑타임즈 (http://camping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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