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비 오면 재채기, 들창코 원숭이 미안마서 발견

자운영 추억 2011. 12. 17. 12:03

WWF 지난해 메콩강 유역서 신종 208종 발견

암컷만 있는 도마뱀, 사이키델릭 도마뱀붙이 등…산림벌채 등 개발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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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지난해 처음 발견된 '엘비스' 원숭이. 그림=마틴 애블링, 포나 앤 플로라 인터내셔널.

 

동남아 메콩강 유역은 과학계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동·식물이 남아있는 마지막 미지의 자연이다. 특히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타이, 베트남, 중국 윈난 성 등의 메콩강 유역은 신종 생물의 보고로서 1997~2009년 사이 1376종의 동·식물이 새로 학계에 보고됐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12일 지난 한해 동안 메콩강 유역에서 수행한 생태조사 결과를 담은 <야생 메콩> 보고서를 통해 식물 145종, 파충류 28종, 어류 25종, 양서류 7종, 포유류 2종, 조류 1종 등의 신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 '코 없는 원숭이'(학명 Rhinopithecus strykeri)이다. 지난해 초 미안마의 히말라야 산맥 쪽 산악지대인 카친 주에서 발견된 이 원숭이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헤어스타일과 독특한 털이 눈길을 끈다.

 

물론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알던 동물이며, 비올 때 하늘로 향한 콧구멍에 빗물이 들어가 재채기를 하기 때문에 찾기 쉽다고 주민들은 말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 이 원숭이는 머리를 무릎 사이에 처박고 지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원숭이가 곧 최고 수준의 멸종위기종 등급으로 분류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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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만 있는 베트남의 신종 도마뱀. 사진=리 그리스머, WWF.

 

베트남 붕타우 성의 한 식당에서 발견된 신종 도마뱀(학명 Leiolepis ngovantrii)은 70마리를 채집해 조사했는데 모두 암컷뿐이었다. 과학자들은 이 도마뱀이 양성생식이 아닌 복제를 통해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단성생식은 유전 다양성 부족을 불러 기후변화와 서식지 변화에 취약해진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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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과 무늬가 현란한 사이키델릭 도마뱀붙이. 사진=리 그리스머, WWF   

 

남베트남 혼코아이 섬에서 발견된 신종 도마뱀붙이(학명 Cnemaspis psychedelica)는 색깔과 무늬가 환상적이어서 아예 학명에 '사이키델릭'이란 이름을 붙였다. 면적이 8㎢인 작은 섬에 살아 멸종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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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 발견된 신종 울새. 사진=울프 요한손, 스웨덴자연사박물관.  

 

이번 조사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신종 조류인 석회암 나뭇잎 울새(학명 Phylloscopus calciatilis)는 라오스의 석회암 카르스트 지역에 서식한다. 이 새는 울음소리가 워낙 독특해 연구자들이 소리만 듣고도 대번에 신종임을 직감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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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발견된 신종 난. 사진=두옹 투안, WWF. 

 

이 조사에서 아름다운 꽃이 두드러진 난(학명 Dendrobium daklakense, 위 사진)을 포함해 6종의 난이 새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고유종이다. 인도차이나에서는 불법 벌채로 지금까지 70종의 난이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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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벌레잡이통풀. 사진=프랑수와 메이, WWF.

 

또 위 사진에서 보는 것(학명 Nepenthes holdenii) 등 5종의 새로운 벌레잡이통풀(네펜시스)이 발견됐다.

 

보고서는 "메콩강 유역에는 3억의 인구가 살고 급속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곳의 독특한 생태계를 보전하고 개발을 이룩하기 위한 녹색경제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보고서 원문을 내려받을 수 있는 주소

http://www.worldwildlife.org/who/media/press/2011/WWFPresitem25296.html

 

조홍섭 환경전문가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