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잎 가운데 피는 꽃?--2011.11.30(한겨레)

자운영 추억 2011. 12. 4. 19:14

천리포수목원 관목 식물, 잎 위에 올라 앉은 듯 앙징 맞은 꽃 피워

줄기가 잎처럼 납작하게 변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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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 희안한 꽃이 피었다. 파란 잎 한 가운데 올려 놓은 것처럼 자리를 잡은 연녹색의 앙징맞은 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것이다.

 

그 주인공은 영국 남부와 이란 등 유라시아가 원산인 로스쿠스 아쿨레아투스이다. 보통 꽃이 잎의 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달리는 것과는 딴 판이다.

 

백합과의 상록소관목인 이 꽃은 지름 5㎜로 작고 잎 가운데 한 송이씩 달려 있어 자칫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꽃이 핀 자리에는 붉은색의 버찌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이 수목원의 최수진 홍보담당자는 "보통 늦겨울에서 봄에 걸쳐 피는데 올해는 이르게 개화했다"며 "일부 목련도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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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를 검색해 보면, 이 식물의 꽃은 잎이 아니라 줄기 끝에서 피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태를 보인다. 단지 잎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줄기가 변형된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선인장 과에서 흔히 보이는 '잎 모양 줄기'는 줄기가 잎처럼 납작하게 표면적을 늘려 광합성을 하고, 수분 증말을 막기 위해 두터워지며, 녹색을 띠는 현상을 가리킨다. 대신 잎은 선인장의 경우 가시로 바뀌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천리포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