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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L`Immensita (눈물 속에 피는 꽃) / Milva

자운영 추억 2014. 1. 4. 10:19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조병화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잎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을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너와 나는....조병화

 

이별하기에

슬픈 시절은 이미 늦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배열되는

시간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 날이 있을 것만 같이

그 날의 기도를 위하여

내 모든 사랑의 예절을 정리하여야 한다


떼어 버린 카렌다 속에, 모닝커피처럼

사랑은 가벼운 생리가 된다

너와 나의 회화엔

사랑의 문답이 없다

또 하나 행복한 날의 기억을 위하여서만

눈물의 인사를 빌리기로 하자


하루와 같이 지나가는 사람들이었다

그와도 같이 보내야 할 인생들이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배열되는

시간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날이 있을 것만 같이


이별하기에 슬픈 시절이 돌아간

샨데리야 그늘에 서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작별을 해야 한다


너와 나는...

 

 

 

기다림은 아련히....조병화

 

이제,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인생의 겨울로 접어들면서

기다림은 먼 소식처럼 아련해지며


맑게 보다 맑게

가볍게 보다 가볍게

엷게 보다 엷게

부담 없이 보다 부담 없이

스쳐 가는 바람처럼 가물가물하여라


긴 생애가 기다리는 세월

기다리면서 기다리던 것을 보내며

기다리던 것을 보내면 다시 기다리며

다시 기다리던 것을 다시 보내면

다시 또다시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어라, 하면서

이 인생의 겨울 저녁 노을

노을이 차가워라

 

기다릴 것도 없이 기다려지는 거

기다려져도 아련한 이 기다림

노을진 겨울이거늘


아, 사랑아


인생이 이러한 것이어라.

기다림이 이러한 것이어라

 

 

 

 

 

31.DECEMBER2013.adieu 2013

L`Immensita (눈물 속에 피는 꽃) / Milva

 

 

 

 

 

 

 

 

 

 

 

 


 

출처 : 뉴에이지와함께
글쓴이 : jac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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