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자연재해, 스모그, 오존층 파괴…
위성서 본 지구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안녕하진 않다
기후변화와 홍수, 화산폭발, 산불 등 각종 자연재해에 시달리느라 지구는 2013년에도 그리 편하지 못했던 것 같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 프로그램에서 각종 인공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통해 촬영한 지구의 다양한 사진으로 2013년을 돌아본다.
위 사진은 아폴로 8호 우주선이 1968년 12월24일 달 궤도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는 아직 심각하지 않았다.
그린란드의 얼음은 지구온난화의 지표로 최근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얼음층 감소를 겪은 그린란드는 지난해보다는 회복됐지만 여전히 기후변화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30일 촬영한 것으로 올해 것은 아니지만 그린란드 남부의 전형적인 겨울 모습을 보여준다.
흰 눈으로 뒤덮인 내륙은 햇빛의 90%를 우주로 반사한다. 반면 바닷물은 6%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흡수하며 얼음은 반은 흡수하고 반은 반사한다. 그린란드 해안의 피요르드와 가파른 언덕은 지난 1000년 동안 눈이 얼음에 자리를 내주고 후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마다 3~4월이면 눈이 녹으면서 그 밑의 얼음도 녹아 얼음층의 후퇴가 급속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쪽 해안의 소용돌이는 얼음을 띄운 북극의 찬 바닷물이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다.
기상이변은 중동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12월 10~13일 사이 이례적 폭설과 폭풍이 이 지역을 휩쓸었다. 구름이 모두 걷힌 15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시리아, 이집트,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 고지대에 하얗게 눈이 쌓여 있다.
이 지역의 폭설은 드물지는 않지만 이렇게 이른 시기에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예루살렘에는 30㎝의 눈이 내려 도심이 마비됐고, 암만과 요르단에는 45㎝의 눈이 쌓였다.
지중해 해안의 녹색 부분은 저지대에 눈 대신 내린 폭우로 쓸려나간 흙탕물과 퇴적물이 바다로 흘러든 모습이다.
» 2011년(왼쪽)과 2012년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 모습.
프레온 가스를 규제해 성층권 오존층 파괴를 막았다는 건 국제환경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을 그림으로 표시해 해마다 그 변동상황을 알림으로써, 과학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음에도 염화불화탄소(프레온)를 줄이기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했다.
2011년 남극의 온존층 사진에서 오존 구멍 크기는 관측을 시작한 1980년대 이래 10번째로 큰 상태였고, 2012년엔 반대로 2번째로 작았다. 2011년에 갑자기 오존 구멍이 커진 이유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2012년에 오존층이 획기적으로 회복된 걸까?
미 항공우주국 과학자들의 설명은 이렇다. 오존층은 인간이 방출한 염소의 양과 관련이 있다. 적어도 1990년대까지는 그랬다. 염소 배출량을 줄이면 오존 구멍도 작아졌다. 염소는 성층권에서 좀처럼 분해되지 않는다. 1990년대 말이 되면 성층권은 염소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아무리 염소 발생량을 줄여도 오존 구멍이 줄어들지는 않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그래프 참조).
» 오존 구멍 면적의 변천(단위: 100만㎢)
사실 2011년 오존 구멍이 그렇게 커진 것은 염소 배출량보다는 기상현상과 관련이 있다. 오존은 열대지방에서 생성돼 남극으로 옮겨오는데, 이해에 남극으로 부는 바람이 약해 옮겨온 오존의 양이 애초에 적었던 것이다. 이해에 남극 성층권의 염소 양은 평소보다 작았지만 워낙 오존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존 구멍도 평소보다 커졌다.
2012년 오존 구멍이 작은 이유도 기상현상 때문이었다. 이해에도 오존 구멍은 매우 컸지만 10월 강력한 바람이 오존을 상층부로 불어 올려, 위성에서 관측하기엔 오존이 풍부해 구멍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몬트리올 의정서가 효과를 발휘해 성층권 염소 농도가 포화상태 이하로 떨어지려면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마침내 오존층이 정상화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인 2058~2090년께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1200㎞ 거리의 방대한 지역이 심각한 스모그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위성사진이 보여준다. 지난 12월7일 촬영된 이 사진에서 두드러진 흰 부분은 구름이고 그 주변의 흰 부분은 안개를 가리키며 잿빛 부분이 스모그이다.
이날 미국 대사관이 측정한 베이징과 상하이의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는 공기 1㎥당 각각 480, 355마이크로g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 25를 18배 초과했다.
황사는 아시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아프리카 나미브사막의 거대한 모래 먼지가 나미비아 서해안에서 대서양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지난 5월5일 인공위성이 포착했다.
태평양 ‘불의 고리’를 이루는 러시아 캄차카 반도는 세계에서 활화산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 1월11일 이 지역 키지멘 등 180㎞밖에 떨어지지 않은 4곳에서 화산이 동시에 분화했다.
화산분출이 새로운 섬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지난 11월 말 일본 도쿄 남쪽 약 1000㎞ 지점에 있는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화산분출이 새로운 섬 니이지마(새 섬이란 뜻)를 만들었다.
12월8일 촬영된 이 섬은 5만 6000㎡ 면적으로 20~25m 높이였는데, 애초 타도의 침식으로 저절로 사라질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본 당국은 이 섬이 몇 년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섬은 일본 영해 안에 위치한다.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있는 지름 20㎞인 가우아 섬에서 화산이 분출해 수증기를 먼바다로 뿜어내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지난 5월31일 촬영한 이 화산은 이미 과거에 분출한 화산의 내부에서 다시 분화한 것으로 푸른 칼데라 호수가 옆에 보인다. 사실 이 섬 자체는 바다 밑에 감춰져 있는 높이 3000m, 폭 40㎞의 거대한 해저 화산의 꼭대기이다.
홍수가 바꾸어 놓은 모잠비크 남부 림포포 강 유역의 모습이다. 2005년 2월11일 촬영한 사진(위)에선 농경지와 시가지 사이로 얌전히 흐르던 강이 지난 1월 범람해 1월25일 촬영한 사진(아래)에선 주변을 거의 삼켜 버렸다. 이 홍수로 적어도 38명이 사망하고 15만 명의 이재민을 냈다.
미 항공우주국이 여러 위성 사진을 조합해 만든 지구의 최신 영상인 '블루 마블'의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야경. 인간 활동은 지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지만 밤중에 본 지구에서 그 범위는 아직 미미하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미 항공우주국 지구 관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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