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전통】

카이로선언, 한국에 시사하는 점

자운영 추억 2013. 12. 7. 21:45

2013/12/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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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선언' 채택된 지 70주년… 韓國 건국은 선언 이행 위한 절차
北 급변 사태시 中 군사개입설… 독도 탐내며 선언 무시하는 日…
UN, 선언 정신 이어 남북통일 돕고 정부, 다각적 대책 마련해둬야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2월 1일은 '카이로선언'이 채택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3년 11월 27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처칠 총리, 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전후 세계 질서 수립을 논의하였다. 카이로선언은 이 세 연합국 수뇌 간 정상회담의 결과물이었다. 이 선언은 한국에 처음으로 적용됐고, 또 전후 동북아 국제 질서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식민지 독립, 영토 처리에 관한 규정은 광복 후 한국 문제 해결에 향도 역할을 해왔으며, 작금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요동치는 국제 질서에 대응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일정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카이로선언은 "적당한 절차를 밟아 한국을 해방·독립시킨다(in due course Korea shall become free and independent)"는 연합국 결의를 명시하고 있다. 일본의 패전과 미·소 양국 군대의 한반도 분할 점령, 모스크바협정(1945.12.)과 미·소 공동위원회 구성, 미·소 공동위 회의의 결렬, 한국 독립 문제의 유엔 총회 이관, 1947년 11월 유엔 총회 결의 제112호 채택과 유엔한국임시위원단(UNTCOK) 설치, UNTCOK의 선거 관리와 감시에 의한 민주적 총선(1948.5.20.)과 제헌 국회 구성, 헌법 제정 및 공포, 정부 수립에 따른 대한민국 건국, 유엔 총회 결의 제195호(1948.12.12.)에 따른 대한민국 정부 승인 등은 모두 카이로선언 이행을 위한 절차였다.

38도선 이남에서 이뤄진 대한민국 건국은 당시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카이로선언의 정신에 비춰 '불완전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Korea의 독립은 '전 한반도'에서 통일 국가 수립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의 북한이 1948년 1월 UNTCOK 방북 허용 및 유엔 결의 이행을 거부함으로써 북한 지역의 총선이 좌절됐고, 이에 따라 연합국(the United Nations)의 의사와는 달리 남북한은 분단의 길로 접어들었다.

근자에 학계에서 북한 급변 사태 발생 시 중국의 군사적 개입이나 소위 '북한의 동북 4성화' 등 나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카이로선언과 유엔 총회 결의 제112호 등에 명시된 Korea의 독립과 일체성 유지에 배치되는 것일뿐더러 한민족의 '자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연합국의 후신인 국제연합(UN)은 카이로선언의 정신을 계승하여 Korea의 완전 독립, 곧 남북통일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 북한 급변 사태도 마찬가지이며, 이를 기화로 Korea의 분열을 유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한 통일 외교가 절실하다.

나아가 카이로선언은 폭력 및 강요로 탈취한 영토에서 일본을 구축(驅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연합국의 의사는 1945년 7월 포츠담선언 제8항으로 재확인됐고, 동년 9월 2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 문서'(휴전협정에 해당) 조인으로 일본 정부를 법적으로 구속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땅 독도는 대한민국에 반환되었다. 그럼에도 일본은 1905년 2월의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를 들어 일본 제국주의의 첫 희생물인 독도 강탈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이는 카이로선언을 무위로 돌리려는 것과 같다. 최근 일본은 역사 교과서 왜곡,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보수 우경화로 질주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 점령 시나리오나 북한 급변 사태 시 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한 일본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 대책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차제에 한국의 독립, 영토(주권) 반환 등 카이로선언의 정신을 되새기며 영토 보존, 통일과 민족자존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