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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 멀티태스킹 능력,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한 수 위

자운영 추억 2013. 11. 2. 18:35

 

  • 이영완
  • 입력 : 2013.10.29 03:05

    英 3개大 공동연구진 밝혀내

    기사 관련 사진
    BMC Pschology 제공
    맞벌이 여성의 아침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정신없이 씻고 옷을 입는 동시에, 어린이집으로 가는 아이 수발까지 들어야 한다. 그런 와중에 남편은 자동차 키나 양말이 안 보인다고 보챈다. 왜 남편은 아침마다 어린아이가 되는 것일까.

    영국 허트포드셔대와 글래스고대, 리즈대 공동연구진은 그 답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능력의 차이에서 찾았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멀티태스킹 능력이 떨어지며, 특히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일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먼저 남녀 각각 120명에게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도형의 모양을 맞추거나 그 안에 있는 점의 개수를 세도록 했다. 두 과제를 따로 했을 때는 속도나 정확도에서 남녀의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도형 모양을 맞추면서 동시에 점 개수까지 세도록 하자 남녀의 차이가 드러났다. 남성의 반응 속도는 따로 할 때보다 77%가량 느려졌다. 반면 여성은 속도 감소 폭이 61%에 그쳤다.

    두 번째 실험은 좀 더 일상생활에 가깝게 했다. 남녀 각각 47명에게 8분 안에 지도에서 식당의 위치를 찾고, 몇 가지 산수 문제를 풀면서 잃어버린 열쇠를 찾을 방법도 강구하도록 했다.

    전략적 사고와 시간 배분 능력이 없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과제였다. 여기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났다.

    특히 열쇠 찾기에서 여성의 전략적 사고 능력이 두드러졌다. 여성들은 방바닥에 난방 파이프를 깔 듯 위에서부터 좌우를 훑어가며 내려오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남성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들쭉날쭉 동심원을 그리며 나가 빈틈이 많았다<사진>.

    연구진은 "남성은 실험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행동에 들어갔지만, 여성은 깊이 생각하고 나서 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심리학' 2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