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코스모스 위로 호랑나비 마지막 향연
고즈넉한 하늘로 사랑의 비행
추석이 지난 뒤에도 무더위가 지속되자 코스모스도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만개하였다.
호랑나비는 화사한 봄날 처음 출현했고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 햇살을 맞으며 찬란한 마지막 비행을 하고 있다. 코스모스가 이들의 작별을 아쉬워한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호랑나비가 벼 이삭이 익어가는 넓은 평야에 날아들어 논둑에 심어 놓은 코스모스 꽃을 징검다리 삼아 잠시 쉬어간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의 여유를 만끽하며 파란 가을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다.
코스모스는 가을 바람에 한들거리며 달콤한 향기의 꿀물을 선사한다. 그동안 애썼다고.
그러나 호랑나비가 찾는 건 따로 있다. 어디선가 암컷 호랑나비가 날아오자 수컷 호랑나비가 반색을 하며 구애에 들어간다.
수컷이 따라붙자 못 이기는 척 수컷을 유인하는 암컷의 몸짓 향연이 펼쳐진다.
짝짓기를 위해 파란 가을 하늘 위로 높게 날아오르는 두 마리의 호랑나비. 오랜 시간 동안 애벌레와 번데기로 지내면서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 멋진 나비가 되어 다음 세대를 이어갈 사랑 비행을 시작된다. 이제 물러갈 준비를 한다.
호랑나비란?
호랑나비는 번데기로 월동하며, 연간 2~3회 발생한다. 암컷은 산초나무, 탱자나무 귤나무의 잎 뒷면이나 줄기에 알을 1개씩 낳으며, 1세대는 4월 중순~5월 하순에, 2세대는 6월 초순~7월 하순에 그리고 3세대는 8월 하순~10월 초순에 발생하는데, 1세대는 봄형, 2세대와 3세대는 여름형이라고 한다.
암컷은 수컷보다 조금 크며 봄형이 몸길이 20∼24㎜, 날개 편 길이 70∼75㎜, 여름형은 몸길이 27∼30㎜, 날개 편 길이 90∼105㎜이다. 봄에는 산초나무, 라일락, 엉겅퀴, 여름에는 누리장나무, 백일홍 가을에는 솔채꽃 등 여러 꽃에서 꿀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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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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