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꼬리 긴 환도상어, 하이킥으로 정어리 사냥 밝혀져

자운영 추억 2013. 7. 13. 08:48

 

조홍섭 2013. 07. 11
조회수 5716추천수 0

고기떼 돌진, 꼬리 180도 휘둘러 7마리까지 기절시켜, 오랜 추정 확인

필리핀 세부서 수중 촬영 성공, 환도상어는 남획으로 취약종

thresh.jpg » 환도상어가 꼬리를 후려쳐 정어리를 사냥하는 모습. 사진=사이먼 올리브 외, <플로스 원> 동영상 캡쳐

자기 몸길이의 절반에 이르는 서양 낫처럼 생긴 꼬리를 지닌 환도상어는 그 긴 꼬리를 이용해 물고기를 사냥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추정돼 왔다. 하지만 야행성이고 수줍기로 유명한 이 상어의 꼬리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필리핀 세부의 페스카도르 섬에서 환도상어 보전을 위한 연구를 하던 사이먼 올리브 환도상어 연구 및 보존 프로젝트 수석 연구자에게 2010년께 다이버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환도상어가 정어리떼를 꼬리로 사냥한다는 것이었다.
 

올리브 등 연구자들은 이후 61차례에 걸친 수중 비디오카메라 촬영 결과 환도상어가 꼬리로 사냥하는 전략과 행동을 상세히 밝혀 그 결과가 온라인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 11일치에 실렸다.
 

1_13368_1400px_Figure-3_PLOSs.jpg » 환도상어가 꼬리를 휘둘러 물고기를 잡는 동작. 그림=사이먼 올리브 외, <플로스 원>

이 논문을 보면, 환도상어는 여러 단계의 행동으로 공처럼 뭉쳐있는 정어리떼를 사냥한다. 먼저, 준비 단계로 물고기떼 속에 돌진해 꼬리를 90도 휜다. 이어 몸의 근육과 지느러미를 총동원해 3분의 1초 사이에 긴 꼬리를 180도 후려친다.
 

이어 꼬리에 직접 맞은 물고기는 물론이고 꼬리를 휘두를 때 형성되는 충격파로 기절한 물고기를 서서히 헤엄치며 주워 먹는다. 연구자들은 한 번 꼬리를 휘둘러 최고 7마리까지 정어리를 사냥하는 것으로 보아 이런 사냥 전략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꼬리치기는 워낙 강력해 녹아있던 공기가 확산해 나와 물기둥에 공기방울이 형성되기도 했다.
 

journal.pone.0067380.g004-s.jpg » 환도상어의 꼬리를 이용한 사냥 단계별 모습. 사진= 사이먼 올리브 외, <플로스 원>

바다에서 꼬리를 이용해 사냥하거나 소통하는 행동은 주로 지능이 높은 고래에서 발견돼 왔지만 물고기에서 관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상어의 지능이 알려진 것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범고래는 물고기떼를 만나면 꼬리로 커다란 소리와 충격파를 일으키는데, 한번에 33마리까지 생선을 사냥할 만큼 강력하다. 또 돌고래도 물고기떼를 모으기 위해 꼬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혹등고래와 향고래는 장거리 통신을 위해 꼬리로 바다표면 치기 행동을 한다.
 

환도상어_국립수산과학원.jpg » 환도상어. 꼬리가 몸길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환도고래는 365㎝까지 자라며 인도~태평양의 열대와 온대 바다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주로 바다 표면에서 물고기나 오징어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다랑어 조업이나 연승어업에 부수어획으로 잡히기도 한다. 고기와 지느러미를 상업용으로 이용한다.
 

성장이 느리고 번식력이 약한 환도상어는 남획에 취약해 현재 세계자연보존연맹이 지정한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등록돼 있다.

환도상어의 꼬리를 이용한 사냥 모습 유튜브 동영상(출처=사이먼 올리브 외, <플로스 원>)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Oliver SP, Turner JR, Gann K, Silvosa M, D‘Urban Jackson T (2013) Thresher Sharks Use Tail-Slaps as a Hunting Strategy. PLoS onE 8(7): e67380. doi:10.1371/journal.pone.0067380
 

조홍섭 환경전문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