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전통】

소뿔에 혼을 담다 - 중요무형문화재 109호, 화각장 이재만|

자운영 추억 2013. 7. 4. 21:55

 

_moderato | 조회 1245 |추천 21 | 2011.08.07. 14:56




0.02mm 두께, 미색의 각지에 화려한 색을 입히는 사람.

화각장 이재만의 손을 거치면 투박하기만 했던 쇠뿔이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탄생한다.

중요무형문화재 109호, 화각장 이재만의 예술세계를 만나본다.



- ‘황소 뿔’ 얇게 편 후 그림 새겨

나전칠기와 쌍벽이룬 왕실공예



◈ 화각공예란?

화가공예는 고려 초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제일 오래된 유품은 신라시대) 

거북등갑에 호박이나 수정 등을 이용해 뒷면에 진채로 그림을 그려 앞면에 비쳐 보이게 하는 기술이 당나라에서 신라로 들어와 변형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에서는 값비싼 호박이나 수정 보다 구하기 쉬었던 쇠뿔을 이용하는 기법으로 발달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화각공예의 시원이다.


소의 뿔을 종이장 같이 얇게 편 후 팔강, 파랑, 노랑, 검정, 희색 등 5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군자, 십장생 등 다양한 상징이나 자연물을 그려 넣는데 민화풍인 것이 특징이다. 소뿔 위에 그려진 그림을 장, 궤, 함, 농, 보석함, 경대, 반짇고리, 장도 등의 용품에 부착한 후 옻칠로 마무리 한다.


화각공예는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꽃피운 공예법으로 고려시대의 나전칠기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의 왕실공예라 할 수 있다.

(중국, 일본에도 전래되었지만 제작방법이 워낙 까다롭고 복잡해서 오래전에 사라짐)


화각 공예의 기본 재료인 소뿔은 황소뿔을 주로 사용한다. 뿔의 투명도가 관건인데 암소 보다는 수소의 뿔 투명도가 높다. 이재만 화각장에 따르면 외국 소 보다는 한국 소의 뿔이 우수하며 우리나라의 수소라 하더라도 사료 보다는 풀을 먹고 자란 소의 뿔 투명도가 높다고 한다.




▲ 일단짜리 화각장




▲ 이단짜리 화각장



▲ 양반 내실에서 사용하는 소품들



▲ 경대 (화장대)



▲ 보석함



▲ 빗과 소품들



▲ 바느질자, 붓대, 은장도




일제시대 이후로 맥이 끊길뻔한 전통문화재가 한둘이 아니지만,, 

정말 나라에서 신경도 안썼는데도 이어온 문화재와 장인들이 참 존경스럽네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나라에서 재정지원이 된다지만, 그전까진 참으로 고달픈 삶인것 같습니다.

먹고 살 걱정에,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아 늘 맥이 끊길까봐 걱정하는게 우리 전통문화의 현실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