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1. 23
암컷 두 마리 뿔 맞대고 싸우는 모습 첫 촬영
천연미네랄도 있어 '인기'…춥고 눈 많은 올해 벌써 4마리 탈진 구조
» 두 마리의 암컷 산양이 뿔을 맞대로 자리를 차지하려 맞서고 있다.
설악산에 산양이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명당’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악산 국립공원 안의 한 지점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로 이곳에 산양이 모여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공단 종복원기술원이 공개한 동영상 자료를 보면, 큰 바위 아래 있는 이 지점에 여러 마리의 산양이 모여드는데, 암컷으로 추정되는 2마리가 이 바위를 중심으로 뿔을 맞대고 다투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이곳에 오는 산양이 바위에 붙은 천연미네랄을 핥는 모습이 촬영됐다.
» 명당엔 밤이고 낮이고 산양이 찾아와 천연미네랄을 핥는다.
종복원기술원 쪽은 산양이 서식지 확보를 위해 서로 다투는 모습과 천연미네랄을 핥아먹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영상에 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점은 남향에 위치해 겨울에도 햇볕이 잘 들고 찬 바람을 피할 수 있으며 천적을 쉽게 피할 수 있는 입지를 하고 있다고 기술원은 설명했다.
천연미네랄은 바위에 붙은 소금기로, 초식동물의 소화기능 유지 등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분이다. 산양 연구자들은 야생 산양의 촬영이나 포획을 위해 미네랄 블록으로 유인하는 등 미네랄은 산양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먹이이다.
» 올 겨울 설악산에서 굶주림으로 탈진했다 구조된 산양.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유독 눈이 많고 추운 올 겨울 설악산에서 탈진한 산양 4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산양은 겨울 동안 숲 바닥에 떨어진 열매나 갈잎 등을 먹으며 생존하는데. 눈이 쌓이면 이런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쟁에서 낙오된 개체와 어린 개체가 먹이 부족으로 탈진하는 경우가 있다.
산양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된 보호종으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하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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