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한강 하구의 생태보고 돌방구지, 전호산, 백마도가 위험하다

자운영 추억 2012. 6. 18. 21:49

윤순영 2012. 06. 14

조회수 3776 추천수 0

재두루미, 저어새 등 희귀철새 서식지, '장항습지 못지않은 자연하구의 생태 보고'

국토부, 인근에 자전거 도로, 광장, 인공습지 조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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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의 풍경.

 

서울을 관통하며 흐르는 한강은 친근하게 다가오는 벗과 같습니다. 한강은 많은 이야기를 끌어안고 임진강과 예성강을 만나 한반도 서쪽 바다인 황해로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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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애기봉에서  바라본 북한의 하조강리. 한강 물과 임진강 물이 합류되어 흐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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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철산리 야산(왼쪽)과 북한의 야산(오른쪽) 사이로 흐르는 물길이  예성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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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류의 김포 신곡수중보. 물이 넘으면서 흰 포말이 이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서해 바닷물이 잠실까지 올라오고 바다에서 올라온 물고기가 팔당 인근까지 거슬러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김포시 고촌읍 신곡수중보를 경계로 서울의 한강은 담수호가 되어 하천의 민물이 흘러내리는 한강과 바다 짠물이 끝나는 경계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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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갯벌의 재두루미.

 

지금은 모습이 달라졌지만 생태계는 광대하고 아름답게 살아있습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 다양하고 역동적인 환경을 이루어 물고기와 새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번식하고 있습니다. 사구와 습지의 모습은 살아있는 하구의 생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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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수중보 인근의 흰죽지 무리.


독특한 기수지역 생태계인 한강 하구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굿둑으로 막히지 않은 자연 하구입니다. 그러나 환경 피해에는 관심이 없고 인간 편의 위주로 위락시설에 중점을 둔 하천 정비 사업이  마지막 남은 자연 하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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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의 재갈매기(뒤)와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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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주변의 농경지로 날아든 큰기러기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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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아라뱃길 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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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아라뱃길.

 

특히 철조망 해체 이후 서울지방 국토관리청은 2008년 경인 아라뱃길 사업과 함께 이미 계획된 한강하류 정비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이미 완공된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구간을 연장해 자전거도로 6.5㎞ 수로 2.67㎞ 교량 4개를 사업비 329억원(시설비 116억원, 보상비 213억원)를 들여 설치하고 서울 강서구 개화동 둔치와 김포시로 연결되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는 수변 공간으로 계획하고 다목적 광장을 4개, 언덕 습지 4개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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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관리청의 고촌 제방 상류 계획 평면도. 붉은선이  자전거·보행 겸용 도로, 초록색이  돌방구지에 언덕 인공 습지를 조성하는 구간이다. 

 

사업기간은 2010년 12월 28일부터 2015년 12월 1일까지입니다. 철책선이 걷힌 김포 지역에서는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다행스런 일이지만 환경 조사를 다시 해야 합니다. 서울국토관리청에서 추진하는 다목적 광장과 자전거도로 사업은 지역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 김포시민은 모르고 있었던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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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방구지 지역의 붉은선은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 오른쪽 갈색 부분은다목적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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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고양 신도시

 

주민을 위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했음에도 국토해양부는 '나누어 주는 떡이나 먹으라'는 식입니다. 지역마다 다른 한강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국토해양부는 일률적으로 한강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한강 하구는 국토해양부 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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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대교 인근 현재 철책선 제거 경계 지역의 개발 계획.초록색은 논 농사를 막기 위해 언덕 습지를 만드는 곳이다.

 
서울국토관리청은 환경적인 고려 없이 이 사업을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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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고촌읍 전호리 전호산 아래 습지 조성 계획. 붉은 선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이고 양쪽 갈색은 다목적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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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독도에서 휴식하는 저어새와 재갈매기.


개발 예정지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환경적 가치가 떨어지는 곳은 아닙니다. 특히 전호산은 백로 생태변화 관찰지역으로 환경부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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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하고 남은 철책선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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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한강 습지 구간, 다행히 김포시 경계엔 습지가 남아 있다. 뒤에  전호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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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선이 제거된  김포대교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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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이 제 되지 않은 김포 방향.


환경영향평가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마지막 자연하천인 한강의 하류 생태계가 마지막까지 보전된 알려지지 않은 곳이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있는 산책로나 인공습지, 광장 따위를 만드느라고 훼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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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순찰로에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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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이 제거된 뚝방 순찰로(우측). 수변 공간과 떨어져 있어 자전거·보행자 도로로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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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리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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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걱정한다.

 

이 지역은 자전거 도로와 다목적 광장이 들어설 수 없는 자연생태의 공간입니다. 평야를 다 개발해 버린 고양시, 그나마 생태공간으로 남아있는 장항습지를 보전하지 않고 공원화하고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려는 게 국토해양부의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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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대교 옆  한강의 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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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리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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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리 습지의 털말똥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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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

 

김포시는 환경적인 보전을 고려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한강변에 다양한 시민편의 공간을 확충해 나가는 계획에 관심이 더 있습니다. 생명이 숨 쉬는 한강하구는 후손들의 친구이며 자연과의 소통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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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한강의 섬 백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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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물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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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류의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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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수중보는  고정보이지만  일부가 물이 넘는 가동보여서 물 흐름이 느린 곳에  장항습지를 만들었다.

 

김포시 고촌읍 전호산과 백마도, 돌방구지는 야산이 한강으로 돌출된 한강하구의 유일한 곳입니다. 습지 지정이 되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은 한강하구의 생태 중심부로 이곳에 찾아오는 다양한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3분의 2 이상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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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방구지의 큰기러기 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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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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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둥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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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비오리.

 

철새들의 중요한 쉼터이자 먹이터인 한강하구로 이동하는 중간 기착지 구실도 하는 곳입니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큰기러기, 흰꼬리수리, 저어새, 개리 등이 서식하는 생태적으로 매우 우수한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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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인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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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도심을  넘나드는 황오리.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는 수변공간의 군부대 순찰도로였던 길을 이용하지 말고 물가와 떨어진 제방도로 아래를 활용하고, 시야 확보가 좋은 군 초소 자리는 탐조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언덕 습지 조성은  현재  논 농사를 하고 있는 곳을  막기 위한다지만 논 습지를 유지하고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을 체결한다면 새들의 쉼터와 먹이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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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인근의 백로 번식지 소나무에 앉은 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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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품고 있는 중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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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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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갈매기 무리.

 

다목적 광장은 놀이시설, 주차장, 체육시설 등 각종 인위적인 시설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광장으로 변할 것으로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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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방구지에서 오리류 무리가 휴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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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 재두루미 돌방구지에서 노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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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가 준 자연의 선물. 아파트 숲을 나는 재두루미.

 

사람이 접근을 해도 환경적 피해가 없는 구간을 정밀 조사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미 철책선이 제거된 이후 낚시꾼을 비롯한 사람의 접근이 빈번해지고 환경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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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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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에 잡힌 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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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과 연결 된 경인 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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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경인 아라뱃길.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