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나무·야생화

남녘 바다의 훈풍에 변산바람꽃이 환하게 피어났습니다

자운영 추억 2014. 4. 3. 18:59

남녘에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던 날,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봉래산 숲 속에서 눈밭 위로 가녀린 꽃대를 밀어올린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눈 속에서도 정갈하게 피어나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 몇 송이가 이렇게 장하고 기특하다.


올해 만난 첫 봄꽃이었습니다. 남녘 바다의 훈풍에 변산바람꽃이 환하게 피어났습니다. 강원 산간에 기록적인 폭설이 시작되던 날. 남도 땅에도 희끗희끗한 눈발이 날렸습니다. 이런 눈발 속에서 하마 피었을까, 두근거리며 찾아간 길이었습니다. 전남 고흥에서도 더 남쪽 외나로도 끄트머리의 봉래산. 겨울에도 짙푸른 편백과 삼나무 울울한 그 숲 속에는 어찌 봄기운을 알아챘는지 봄꽃들이 수런거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꽃대를 올린 노란 복수초는 아예 꽃밭을 이루고 있었고, 정갈한 흰 꽃잎의 변산바람꽃도 무리 지어 꽃을 피워올리고 있었습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의 노루귀는 두근두근 이제 막 꽃잎을 열어젖힐 참입니다. 남쪽 바다를 조망하며 봉래산을 넘어가는 숲길에서는 한없이 시간이 지체됐습니다. 발밑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새순을 조심하느라 숲길에서 내내 징검다리 딛듯 걸어야 했던 탓입니다.

강원 산간에 폭설이 쏟아지던 날 고흥만의 얕은 바다는 봄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남도의 황토흙은 따스하고 촉촉한 습기로 젖어 있었습니다. 동백은 정념의 붉은 빛으로 모가지째 떨어지고 있었으며 구릉마다 심어진 마늘밭은 푸릇푸릇했습니다. 길 위에서 만난 몇 그루의 매화나무에는 아직 꽃눈이 달리지 않았지만 이제 가지 끝은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습니다. 폭죽처럼 터지는 봄은 아직 먼 듯했지만, 남녘의 대지와 바다에서 봄의 가는 맥박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오는 것이지만 어느날, 문득, 갑작스레 봄이 오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저 낮고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봄의 기척은 처음에는 화선지에 떨어뜨린 잉크 한 방울처럼 서서히 번져가다가 어느 틈엔가 일순 불이 댕겨지면서 화르륵 불붙어 타오르는 것이겠지요.

예년보다는 한결 무딘 추위라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지루했습니다. 입춘이 지나고서야 쏟아지는 폭설에 봄은 더 멀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봄은 지금 바람 끝에 온기가 실리기 시작한 남도 땅의 산기슭에 상륙해 매복해있습니다. 이제 길어야 보름 남짓. 남도 땅에 상륙한 봄의 기운은 야음을 틈타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내밀하게 북상을 시작해서 문득, 어느 날 아침에 온 세상을 봄의 빛과 향기로 흥건하게 적실 겁니다. 이르게 핀 봄꽃 말고도 초록의 마늘밭 푸른 바닷가 마을 그리고 바닷가의 미술관까지…. 전남 고흥으로의 여정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눈이 다 녹고난 이튿날, 다시 찾아간 봉래산 자락에서 일제히 수런거리며 피어나는 봄꽃을 만났다. 눈밭 아래 숨죽이고 있던 봄꽃들이 촉촉한 습기를 머금은 숲 속에서 일제히 수런거리며 피어나고 있었다. 행여 꽃을 밟을까 싶어서 숲길을 걷는 내내 징검다리 딛듯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 고흥, 봄이 가장 먼저 오는 땅

▲ 전남 고흥의 봉래산에는 사철 푸른 삼나무와 편백나무들 9000여 그루가 장쾌하게 서 있는 숲이 있다. 원뿔형의 수형을 가진 30m가 훌쩍 넘는 90년생의 거목들 사이로 진초록의 어둑한 길이 나 있다. 숲 아래쪽의 활엽수 빈 가지들은 새순이 돋아나려는지 가지 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전남 고흥 땅으로 봄맞이 나선 날에 하필 강원 일대에 폭설이 막 시작됐다. 그날 남도 땅에도 희끗희끗 눈발이 날렸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포근했다. 좀 이르다 싶은 봄맞이의 작정은 그래서였다.

봄의 훈풍이 가장 먼저 당도하는 남도의 땅. 순천의 벌교에서 15번 국도를 따라 가느다란 목을 건너 주머니처럼 볼록한 고흥만으로 접어들었다. 사르륵 사르륵 눈이 쌓여가고 있었지만 한 뼘 넘게 자란 마늘과 청보리밭의 초록 기운을 다 덮지는 못했다.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갯벌 위의 꼬막잡이 뻘배도, 긴 백사장을 호위하고 선 솔숲도, 모두 다 봄의 풍경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남녘 땅에 이제 막 봄이 당도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이곳에는 겨울이란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움직일 수 없는 봄의 징후’를 보고 싶었던 건 입춘을 한참 넘긴 날에 남도 땅에 날리던 눈발 탓이라고 해두자.

고흥읍에서 남쪽으로, 더 남쪽으로 내려가 당도한 곳이 외나로도의 봉래산(410m)이었다. 고흥에서 내나로도로 연륙교를 건너고, 다시 내나로도에서 외나로도로 다리를 건넜다. 징검다리처럼 섬을 딛고 건너간 남쪽 끝에는 능선이 바다로 주르륵 흘러내려가 잠기는 봉래산이 있다. 봉래(蓬萊). 북녘의 금강산을 두고 부르는 이름과 같다. 봄에는 금강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으로 부르는 금강산의 여름 이름이 봉래라던가. 고흥의 봉래산은 그러나 사계절 모두 봉래산이다.

암봉과 산세의 비범함을 금강산과 비교하자면 터무니없음에도 봉래라는 이름을 품고 있는 건 아마도 먼 거리(距離) 때문이리라. 다리가 놓인 지금도 수도권에서 차로 대여섯 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니, 내나로도와 외나로도가 섬이던 시절에는 오죽했을까. 모르긴 해도 여간해서는 닿지 못하는 남쪽 끝에서 바다를 포옹하고 서있는 산은 비밀처럼 여겨졌을 것이고, 거기다 영검함의 이름을 붙여줬을 것이었다. 금강산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빼어난 선경으로 그 이름을 갖게 됐다면, 고흥의 봉래산은 멀고 먼 거리 저쪽에 숨겨진 비밀로 치장된 이름인 셈이다.

# 봉래산, 거기서 첫 꽃을 만나다

▲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수초는 진작 흐드러졌다.

고흥의 봉래산은 봄을 이르게 불러내는 것만으로도 ‘봉래’란 이름에 능히 값한다. 한쪽 사면에 30m가 족히 넘는 90년생 삼나무와 편백나무 9000여 그루가 사철 푸른 모습으로 바다를 마주보고 도열해 서있는 장관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맘때 그보다 더 감격적인 건 거기 우리 땅에서 가장 먼저 봄 기운을 빨아들여 자라는 예민한 봄꽃들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얼음을 뚫고 겨울을 이겨내는 복수초를 필두로 정갈한 꽃잎의 변산바람꽃과 보송보송한 솜털의 노루귀가 봉래산 숲 곳곳에서 꽃대를 올리고 보석처럼 피어난다.

그러니 이맘때 봉래산을 오르는 건 봄을 마중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봉래산은 해발 400m가 넘지만 거의 산허리쯤에 들머리가 있어 헐떡이는 숨과 다리 쉼 없이도 부드럽게 돌아볼 수 있다. 산행 코스도 봄을 완상하기에 딱 적당하다. 산행의 출발지점은 무선중계소 주차장. 여기서 능선을 타고 넘은 뒤에 중턱의 삼나무와 편백 숲을 지나 되돌아오는 코스는 6.4㎞ 남짓. 산행만 한다면 3시간, 봄꽃의 화사함과 옥빛 바다 풍경을 번갈아 누리며 삼나무 숲에서의 산림욕까지 즐기며 더디 걷는다 해도 4시간은 넘기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숲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촉촉한 낙엽 속에서 꽃대를 올린 봄꽃들을 만나게 된다. 먼저 노란 꽃잎의 복수초다. 동그랗게 오므린 꽃잎을 조심스레 펼친 복수초 무더기들 사이로 시선을 낮추면 여린 솜털의 보랏빛 노루귀가 이제 막 꽃대를 올리고 있다. 어디 꽃뿐일까. 낙엽 사이로 올라온 보드라운 순들의 말간 연두색 이파리들이 다들 귀하고 기특하다.

숲을 지나 능선의 바위에 올라서면 일대의 바다 풍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마치 바다 위로 난 길을 걷는 듯하다. 잎을 다 떨군 신갈나무와 서어나무 숲 안쪽의 스펀지처럼 축축한 땅에는 어김없이 발밑이 여린 새잎들로 수런거리니 좀처럼 발을 디딜 수가 없다.

발걸음이 한없이 조심스러워지는데, 문득 스치는 생각 하나. 작고 여린 것들이 행여 다칠세라 조심스러워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야말로 봄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조심스럽다는 건 그만큼 귀하다는 것. 봄날의 봉래산에서 순하고 작은 것들의 귀함을 새삼 깨닫는다. 아래로 향하는 마음. 그걸 일러 불가에서는 ‘하심(下心)’이라고 했던가.

▲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솜털 보송한 노루귀.

정상을 지나 시름재를 넘어가면 길은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지난 1920년대 봉래면 예내리 산림계원들이 조림한 숲이라는데 90년을 자란 나무들은 두 아름은 족히 돼 보인다. 이 숲길로 접어들면 나무둥치 사이로 이어지는 길에서 나무의 향이 느껴지는데 향기가 어찌나 짙은지 아찔해질 정도다. 아 참, 시름재를 넘어가는 자리에는 변산바람꽃들이 온통 환하게 피어있다. 작은 꽃은 무심히 지나치면 보이지 않는다. 숨을 고르고, 발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낙엽 아래 새순들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고요한 마음일 때 비로소 꽃은 보인다. 채 녹지 않은 눈밭 위에 꽃대를 올리고 정갈한 순백의 꽃잎을 틔운 변산바람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도무지 어떻게 설명할 방도가 없다.

# 남열에서 우천까지…봄바다의 정취

고흥으로 가는 봄맞이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봄바다의 정취다. 그중에서도 영남면 남열에서 우천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단연 압권이다. 이 일대는 지난 2012년 산림청이 ‘우리나라 100대 산림경관관리지역’으로 꼽은 곳이다. 길을 따라 다도해의 봄바다가 주르륵 펼쳐지고 인근에는 남열해돋이해변과 우주발사전망대, 사자바위, 용바위 등의 명소가 몰려있다. 산림청이 정한 경관관리지역이 100곳이나 돼서 그렇지 경관지역을 50곳이나 30곳만 꼽았다고 해도 그 안에 능히 들었을 게 틀림없다.

남열에서 우천까지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남열해변 해안절벽 위에 세워진 우주발사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본래 우주선 나로호의 발사 광경을 바라보기 위해 지어진 것이지만, 전망대는 우주선 발사보다는 주변의 빼어난 해안 경관을 바라보는 데 더 적격인 명당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낭도, 목도, 증도, 장사도, 하화도 너머로 여수 일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발 아래로는 해안가 다랑논의 계단과 남열해변의 경관이 그림 같다. 일정이 맞는다면 전망대에서 보는 일출도 놓치지 말기를…. 아니 여기서 일출을 보기 위해 일정을 조정해도 좋겠다.

고흥에는 이즈음 마늘밭이 초록으로 가득하지만, 더 짙고 싱그러운 초록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천등산 아래 절집 금탑사가 바로 그곳이다. 금탑사 주위에는 사철 푸른 비자나무 3000그루가 짙은 초록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비자나무의 성성한 이파리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광경이 인상적이다. 비자림의 숲도 좋지만 금탑사 뒤편 천등산의 암봉마다 울긋불긋 철쭉이 피어나는 늦은 봄의 풍경도 그에 못지않다.

산정에 여덟 개 봉우리가 낙타 등처럼 솟아있는 팔영산의 자락에도 초록빛이 성성한 편백나무 숲이 있다. 편백건강숲으로 이름 붙여진 팔영저수지 인근의 이 숲은 1981년부터 3년에 걸쳐 전주제지가 조성한 것인데 봉래산의 것에 비해 나무의 크기나 숲의 규모가 작긴 해도 그윽한 나무향을 즐기며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는 곳이다.

고흥의 팔영산은 독특한 산세로도 이름 높지만 그 아래 단아한 절집 능가사도 제법 소문난 명소다. 평지에 들어선 절집은 사천왕문 너머로 대웅전 법당 하나와 그 뒤로 응진당이 덩그러니 서있어 어찌 보면 좀 초라하다 싶기도 하지만 불사로 어지럽혀지지 않아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새로 지은 요사채며 부속 건물이 있긴 하지만 빈 공간을 그대로 놔둔 채 담을 짓고 멀찌감치 비켜 들여놓아서 절집의 적요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마당에 파쇄석을 깔아 자그락거리는 소리가 적요한 침묵에 끼어드는 게 자꾸 거슬리지만, 그쯤이야 굳이 흠을 잡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 미술관에서의 평화로운 시간들

고흥으로의 봄 여정은 미술관으로 마무리하는 게 적당할 듯하다. 고흥에는 곳곳에 미술관이 있다. 남도의 예술적인 정취는 진도가 으뜸이라지만 고흥도 못지않다. 고흥이 관광객들에게 내세우는 이미지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것도 이런 예술적인 분위기에서 나왔다. 다만 진도와 고흥은 예술적인 기운의 농도가 좀 다르다. 진도의 기운이 짙고 좀 무겁다면, 고흥의 기운은 가볍고 경쾌하다.

영남면의 남포미술관은 부친의 교육사업을 물려받아 영남중학교를 운영해오던 곽형수 관장이 2005년 폐교 이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섬에 웬 미술관이냐 싶지만, 수준 있는 지역 작가들을 초대해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한 해 남포미술관에 들르는 관람객만 6만 명에 이른다.

도화면의 도화헌미술관 역시 폐교에 세운 미술관인데, 그림 전시 외에도 스피커와 LP판, 드럼, 통기타 등이 놓여 있어 풍류 넘치는 작업실 같은 분위기다.

고흥의 미술관 중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라면 금산면 앞의 자그마한 섬 연홍도에 들어선 연홍미술관이다. 코앞에 떠있는 연홍도까지는 배로 고작 5분 남짓. 그러나 섬으로 가는 그 5분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데려다 준다. 작은 섬마을의 해변에 그림처럼 들어선 미술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오브제다. 미술관은 봄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데 미술관 앞 해변에서 파도가 들고나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가장 평화로운 봄날의 시간이 흘러간다.

봄날 팝콘 튀듯 피어나는 봄꽃을 만나러 가는 수선스러운 꽃놀이도 좋지만, 좀 이른 봄날에 남녘에서 조심스레 움트는 여린 꽃들을 만나거나 봄바다를 끼고 있는 미술관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여정도 봄을 마중하는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다.


고흥 봉래산 가는 길 = 봉래산은 외나로도의 남쪽 끝 나로우주센터를 품은 산이다.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동순천 나들목에서 영암∼순천 간 고속도로로 다시 갈아타고 고흥나들목에서 나와 15번 국도로 고흥읍 방면으로 향하다 연봉교차로에서 좌회전, 점암면사무소를 지나서 77번 국도와 15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가면 나로1대교와 나로2대교를 차례로 건너 외나로도까지 간다.

외나로도 교동교차로에서 나로우주센터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우주센터 못미쳐 오른쪽으로 ‘봉래산’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하면 무선기지국과 주차장이 나오는데 거기가 봉래산 산행의 들머리다. 원점 회귀 산행코스라 시계방향으로도, 시계반대방향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데, 봄꽃을 보겠다면 오른쪽 길을 타고 시계반대방향으로 가는 편이 더 낫다.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 = 고흥의 유일한 호텔이 발포의 빅토리아호텔(061-832-3711)이다.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호텔 앞에는 프라이빗 비치를 연상케 하는 백사장의 해변이 있다. 연륙교를 건너 들어가는 거금도의 거금도한옥민박(061-282-5327)도 추천할 만하다. 남열리 해안도로 부근의 전망좋은창펜션(061-835-9978)은 시설보다는 이름 그대로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맛집으로는 제철을 맞은 굴구이와 찜을 내는 신양 덕성상회(061-843-0255)도 좋고, 신선한 해물과 조개를 깜짝 놀랄 정도로 수북이 넣어주는 일성식당(061-834-7061)도 가볼 만하다. 고흥으로 들고나는 길에 지나게 되는 동강면소재지에 있는 소문난갈비탕(061-833-2052)은 외지 사람들보다 고흥 사람들이 주로 찾는 맛집이다. 보통 갈비탕과 달리 고춧가루를 넣은 붉은 국물인데 육개장에 갈비탕을 섞은 듯한 독특한 맛이다.

고흥 = 글·사진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게재 일자 : 2014년 2월 12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