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1. 23
도약 못하는 강돌고래, 지질변동으로 급류지대 생기면 고립돼
2만년 전 고립된 아마존강돌고래 신종으로 진화, 댐 건설 등으로 멸종위기
» 아마존강의 지류였던 아라과이아강의 강돌고래. 기존 아마존강돌고래와 다른 신종으로 밝혀졌다. 사진=니콜 두트라트라
바다에는 비교적 많은 수의 돌고래가 살지만 강에 사는 돌고래는 매우 희귀하다. 중국 양츠강에 살던 돌고래 ‘바이지’는 중국의 상징적 동물이었지만 2004~2006년 광범한 조사에서 관찰되지 않아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양츠강돌고래는 사람의 영향으로 멸종한 첫 고래인 셈이다.
양츠강돌고래가 학계에 보고된 1918년 이후 거의 1세기 만에 새로운 강돌고래가 발견됐다. 아마존강 유역인 아라과이아 강에 서식하는 이 새로운 강돌고래는 이제껏 아마존강돌고래와 같은 종으로 알려졌다.
» 인간에 의해 멸종한 고래 1호를 기록한 양츠강돌고래. 그림=알레시오 마루치, 위키미디어 코먼스
으르베크 브라질 아마조나스대 진화생물학자 등 연구진은 온라인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 22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아마존강돌고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아라과이아-토칸틴스 강에 서식하는 아마존강돌고래는 아마존강 본류에 서식하는 강돌고래와는 별개의 종이라고 밝혔다.
아라과이아강돌고래로 이름이 붙은 이 돌고래는 아마존강돌고래로부터 약 2만년 전 갈라져 나와 진화했음이 유전자 차이로 드러났으며 이의 수와 두개골 형태가 약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아마존강 유역 의 강돌고래의 서식지. 가장 넓은 것이 아마존강돌고래, 아래 왼쪽이 볼리비아 쪽 오리노코 강 돌고래, 오른쪽이 이번에 발견된 아라과이아강돌고래 분포지. 그림=으르베크 외 <플로스 원>
» 아라과이아강돌고래의 두개골 모습. 떨어져 나온 아마존강돌고래보다 폭이 넓고 이의 수가 많다. 사진=으르베크, <플로스 원>
아마존강에는 ‘보토’라고 불리는 강돌고래 2종이 산다. 하나는 아마존강의 폭넓은 유역에 분포하며 다른 한 종은 볼리비아 쪽 일부 지류에 서식한다.
바다 돌고래와 달리 분홍 또는 회색빛이 강돌고래는 긴 부리를 지니고 있으며 탁한 물속에서 눈은 거의 퇴화했지만 초음파를 발사해 먹이를 찾는다. 원주민들은 이 강돌고래를 터부로 삼아 보호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메기 낚시용 미끼를 대기 위해 도살하기도 한다.
» 현지에서 보토라고 불리는 아마존강돌고래. 사진=스테파니 트리츠,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번 발견으로 아마존강 유역에는 모두 3종의 강돌고래가 사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하나의 종이 강의 급류 구간 때문에 고립돼 별도의 종으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라과이아강은 과거에 아마존강 본류와 연결돼 있었지만 2만년 전 지각변동으로 강 하류에 대규모 급류 지대가 생기고 강하구가 대서양으로 향하면서 본류와 단절됐다. 강돌고래는 바다 돌고래와 달리 도약을 하지 않고 느리게 헤엄치기 때문에 급류지대가 형성되면 서식지가 고립된다.
연구진은 볼리비아 쪽의 강돌고래도 약 400만년 전 강의 지반이 융기하는 지각변동으로 급류지대가 생기면서 고립되어 별개의 종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 물고기를 잡아먹는 아마존강돌고래. 사진=데니스 오텐,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번 발견은 기존에 알려진 강돌고래의 서식지는 그대로이면서 종만 늘어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개별 종의 서식 공간은 좁아졌고 따라서 멸종위험은 더 커지게 됐다.
논문은 “새로운 강돌고래는 유전적 다양성이 낮은데다 분포지가 1500㎞ 길이의 강줄기에 불과해 멸종에 취약하다.”라고 밝혔다. 아마존강돌고래의 가장 큰 위협은 대규모 댐 건설로 서식지가 단절되는 것과 농업과 목축 영향이다.
현재 세계에 현존하는 강돌고래 4종인데 이 가운데 3종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있다. 나머지 한 종이 아마존강돌고래인데 ‘자료 부족’으로 분류돼 있다. 이 목록에서 양츠강돌고래는 ‘위급’ 종으로 분류돼 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rbek T, da Silva VMF, Dutra N, Gravena W, Martin AR, et al. (2014) A New Species of River Dolphin from Brazil or: How Little Do We Know Our Biodiversity. PLoS onE 9(1): e83623. doi:10.1371/journal.pone.008362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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