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 】

[스크랩] 군접화훼도(群蝶花卉圖) - 남계우의 나비그림

자운영 추억 2013. 12. 19. 12:32

 

 

 

 

 

 

 

군접화훼도(群蝶花卉圖)

 

남계우. 1811~1888 군접화훼도 대련,19세기 후반,종이에 채색,127.9x28.8cm 국립중앙박물관

 

 

 

 

 

 

 

길게 펼쳐진 화면위에 여러 마리의 나비들이 어지러이 노닐고 있다. 나비 위로는 그림과 관련된 화제가 적혀 있고, 나비 아래로는 붉은 모란와 어숭이, 흰모란과 장미가 각각 활짝 피어 화려함을 더해 주고 있다. 세로로 긴 두폭의 그림을 하나의 세트로 진열하는 것을 대련이라고 하는데 19세기에 중국으로부터 유래되어 조선에서도 유행한 새로운 화면형식이다. 남계우는 대련의 형식을 즐겨 사용하였으며, 그 화면 비례에 맞추어 구성을 조절하였다. 이 그림도 세로로 길게 꽃과 나비, 글씨를 포치하여 조화를 이루었다. 

 

이 그림에 쓰인 긴 제발은 남계우의 나비사랑을 이해하는데 많은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오른쪽 화폭에 쓰인 화제는 "[고금주]에 협접의 또 다른 이름은 야연이며 강동에서는 달말이라 이른다. 그 중 큰것은 박쥐와 같다. 혹은 검은색 혹은 청반색인데 이름은 봉자라하고 일명 봉거라고도 한다. [유양잡저]에 등왕의 협접도에는 하반,대해안,소해안,부리표,채화자라는 병칭이 있다.

또한 춘구, 천계,감번 등의 이름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고금주]는 진나라의 최표가 쓴 책으로 조선시대 서유구와 안정복등 실학자의 저술에서 자주 인용된 책이다 이어 [유양잡저]에 나오는

등왕각을 지은 당나라 종실 이원영의 협접도에 관한 글을 인용한 것이다.

 

왼쪽 화면의 글은 "[채란잡지]에 여럿이 나와 책 읽은 것을 다 기록하지는 못하였고,  또 [고금주]에 이르기를 귤나무의 좀이 나비로 변한다고 하였고,[이아]날개 편에는 배추벌레가 나비로 변하한다고 하였고, [패아]에는 소채가 나비로 변한다고 하였다.[[유양잡저]에는 백합화가 나비로 변한다고 하였고 [북호록]에는 나뭇잎이 나비리로 변한다고 하였다.[단청야사]에는 비단옷이 나비로 변한다고 하였으니 모두가 각기 목격한 바에 근거하여 말한것이다. 소년 최간운에게 준다"고 되어 있다. 이는 중국서적에 나오는 나비의 생성에 관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남계우는 나비그림을 다만 취미로 그린것은 아니다. 그는 평생 박물학의 일환으로 나비를 채집하고 분석, 연구한 과학자이다. 선비였던 그는 소론집안의 명물도수학과 박물학의 전통을 이어 나비를 연구하고, 그 성취를 그림에 담아낸 접에서 이채롭다.

 

남계우는 그림에 일가를 이루었는데, 나비만을 즐겨 18세기에 고양이를 잘 그린 변상벽을 변고양이라고 불렀듯이. 남나비라고 불렀다. 남계우는 정교한 표현,정확학 관찰을 전제로 한 사생,화려한 장식성으로 이름이 높았고, 금욕적이고 절제된 표현에 치우친 19세기 남종사의화의 흐름에서 벗어나 독창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을 강조한 점에서 독보적이다. 19세기는 청나라의 그림의 영향을 받아 나비그림이 유행하였고, 조희룡,신명연,이교익,백은배,김석희,이경승 등이 나비를 그렸으나 나비그림만을 집중하여 그린 화가는 남계우뿐이다.

 

그의 그림은 주제 면에서 특이할 뿐 아니라 화풍면에서도 새롭다. 그의 나비그림은 청나라에서 유행한 것이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화풍의 화훼도와 나비그림은 청나라에서도 유행하는 것이었으므로, 대련이라는 새로운 화면형식도 유입되었다. 19세기에는 신명연이 장식적익 화훼도를 그림의 주요한 장르로 개척하였다. 남계우는 그 뒤를 이어 장식적 화훼화도 선비화가의 관심 대상이 될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간 19세기 화단은 남종사의화, 즉 김정희계열 인사들의 회화관과 화풍에 치중되어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19세기는 화단은 매우 복잡다단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남계우는 실학적인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한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과학자였기에 중국의 그림을 넘어서는 더 화려하고 정확하며, 사실적인 나비그림을  그릴수 있었다. 남계우를 통하여 조선호단이 주제와 의식,화풍에서 근대를 향해가고 있었다는 평가를 할수 있다.

 

참고문헌-"이렇게 아름다운 우리그림" 

 

 

 

 

 

 

 

 

 

 

 

 

 

 

                                 詠蝶 (영접) 나비의 노래  濠  南啓宇 (일호 남계우)


                         暖日輕風好天氣  (난일경풍호천기)  따뜻한 햇볕 산들바람 날씨 좋은데

                         柔鬚錦翅緩徘徊  (
유수금시완배회)  부드러운 더듬이 비단 날개로 천천히 맴도네

                         前身知是採香使  (
전신지시채향사)  전신이 채향사 였음을 알겠으니

                         領略小花幽草來  (영약소화유초래)  작은 꽃 숨은 풀까지 뒤적이며 날아오네


 

 

 

 

 

 

 

 

 격외선당(格外仙堂) - 최소리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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