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황금 들녘에 가을걷이를 할 무렵이면, 경기 파주 민통선
지역에
러시아 아무르 지방에서 귀한 진객이 찾아온다. 매과류 새 중 가장 작은 비둘기조롱이(Amur
falcon)다. 비둘기조롱이는 러시아, 몽골,
중국에서 번식해 멀리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장장 1만5000∼2만2000㎞를 이동하는 ‘통과새’다. 2008년
독일의 학자가 비둘기조롱이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확인한 결과, 시속 50㎞ 속도로 쉬지 않고 5일 동안 6000㎞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겨울 철새들은 남북으로 이동하지만, 이들은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타원형으로 지구의 반바퀴를 이동한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최근 월동지에서 돌아오는 비둘기조롱이의 개체수가 극감, 비상대책에 나섰다고 한다. 주원인은 인도의 나갈랜드지역에서 그물을 사용해 이들을 대량 포획, 구이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인도 정부에 대한 국제적 제재조치가 발동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새인데 아주 적은 개체가 가을철 한국을 통과한다.
파주 = 김연수 선임기자ny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