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01
새끼 수달 털은 방수능력 없어 저체온증 빠질 우려 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폐사, 한 마리는 재활 치료 중
지난 8월18일 경북 상주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 원장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새끼 수달 2마리를 구조해 데리고 있는데 후속조처를 부탁하는 내용이었죠. 늦기는 했지만 근로학생 이준석군이 선뜻 상주까지 이동을 자처하고 나서서 다행히 새끼들을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새끼 수달 13-756, 757번은 경북 상주시 낙동강변에서 구조된 어린 녀석들입니다. 몸무게가 1㎏이 넘어야 했지만 겨우 각각 630g, 820g 언저리에서 구조되었죠.
간혹 어미가 있음에도 구조하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모두 상당히 야윈 상태로 구조된 것으로 보아 어미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견자가 수달이 물에 사는 동물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수달을 물을 담은 물통에 넣는 크나큰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어린 수달의 털은 방수능력이 거의 없어 물에 담아 놓으면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이송 도중 내내 더운 여름임에도 히터를 틀었습니다. 도착 후 다행히도, 물고기를 잘 먹었지만 안타깝게도 13-756번의 더 작은 새끼는 하루를 겨우 넘기고 폐사하고 말았습니다.
» 새끼 수달 13-756과 13-757입니다. 발견자가 물에 넣어둬서 온통 젖어버렸습니다. 새끼 수달은 방수능력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경우 거의 저체온증에 빠지고 맙니다.
» 13-756번 어린 수달입니다. 가뜩이나 기아 상태에 빠져 에너지가 없었는데 저체온증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 언뜻 보아도 매우 마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등뼈 주변의 근육이 거의 소실된 상태에서 구조가 된 것이죠.
» 13-757 또한 아주 어린 녀석이었는데, 발견자가 물에 넣어두는 바람에 저체온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 어린 수달이었지만 포식자여서 사람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 똘똘하게 잘 생겼죠? 13-757번 수달입니다.
» 같은 배 새끼가 자꾸 빨아대는 바람에 외부생식공 쪽이 부었습니다. 물에 젖은 게 보이시나요?
» 수줍은 듯 이불 안에 숨어 있습니다만, 꼬리를 어떻게 할까요... 다 보인다 임마...
» 포대기에 싸여 빼꼼이 내다보는 13-757 수달... 살아줘서 고맙다.
살아남은 13-757 새끼 수달 수컷은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한 듯하여(1.5㎏에 도달했으니깐요) 야외장에 풀장과 다리, 모래톱과 이불, 굴 등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동영상을 살펴보니 밤에 굴에서 나와 물에 들어가 미꾸라지를 몰고 다니다가 구석에서 이를 잡아먹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하하, 이제 수달이 다 된 셈이군요.
글·사진 김영준/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선임수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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