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6 10:15
한강수계(한강, 임진강)와 금강의 맑고 깨끗한 흐르는 물에 서식하는 어름치는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이다. 그러나 금강의 어름치는 서식지의 파괴및수질오염 등으로 인하여 거의 사라졌고, 한강과 임진강의 물이 맑고 찬 상류 수역은 대형 댐 축조 등으로 인하여 어름치의 서식환경이 사라져 점차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어름치는 산란탑을 쌓는 독특한 산란습성을 갖는 것이잘알려져 있다. 산란탑은 여울의 윗부분에 깊이 5~8cm, 지름 30~50cm, 높이 10~20cm 정도의 돌무덤 모양이며, 바닥의 자갈을 파내고 알을 낳은 후에 파낸 자갈과 주변의 자갈을 하나하나 입으로 물어와 쌓아 만들어진다. 이러한 산란행동을 보이는 물고기는 오직 어름치뿐이다.
어름치는 아주 민감하여 큰 물고기나 사람이 접근하면 재빨리 돌 틈으로 숨기 때문에 이들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산란과 산란탑을 쌓는 과정이 야간에 이루어져 더욱 어름치가 산란탑을 쌓은 모습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는데, 최근한방송사에서 어름치가 산란탑을 쌓은 모습을 촬영하여 산란탑은 오직 암컷만이 쌓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먼저 자갈을 파서 알을 낳을 자리를 만드는 건 수컷인지, 암컷인지 촬영되지 않아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수컷이 알을 낳기 위한 자리를 만들고 암컷은 알을 낳고 자갈을 덮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왜 어름치는 산란탑을 쌓는 걸까? 첫 번째는 알의 보호이다. 알은 영양분이 매우 풍부하여 주변에 있는 물고기들이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따라서 알을 낳고 자갈로 덮어 다른 물고기들이 알을 먹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풍부한 산소의 공급이다. 알의 부화를 위해서는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산란탑에 부딪치는 물이 자갈틈으로 들어갈때흐름이 빨라져 산소가 풍부한 신선한 물이 알에 공급되게 하여 부화를 돕는다. 이런 산란행동은 오직 어름치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습성으로 우리만이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자연의 유산이다.
금강의 어름치는 1980년대 말에 자연 서식 개체군이 급격히 줄어들어 금강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2년부터 정부의 노력으로 금강의 어름치 복원을 위한 연구가 시작되어 치어를 생산하여 이후 약 5년간 매년 금강에 방류하였고, 이후 금강에서도 어름치의 산란탑이 확인되어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금강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적어 2009년부터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 매년 어름치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실 어름치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인간의 활동이다. 그중 하나는 불법 다슬기 채취이다. 어름치의 주 먹이는 다슬기인데 어름치 서식지에서 불법으로 다슬기를 채취해 점점 먹이가 사라지는 것이다. 또 다른 위협은 산란기에 행해지는 래프팅이다. 어름치의 산란탑은 수심이 50cm 전후의 얕은 곳에 있어 래프팅 보트가 지나가며 산란탑을 파괴한다.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는 지난 6월 22일 옥천군 이원면 학생야영장 앞 금강에 어름치 3천 500마리를 방류했다. 이날 방류된 어름치는 지난해 한강의 어름치 알을 인공부화시켜 1년간 기른 것이다. 금강의 어름치 보존을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과 함께 어름치 서식지에서 다슬기 채취와 래프팅을 자제하는 등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글. 최승호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전문위원) 사진. 홍양기 (순천향대학교 멸종위기어류복원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