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아키노리,이시카와 다쿠지 공저/이영미 역 | 김영사 | 원서 : 奇跡のリンゴ
일본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이야기.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기무라 아키노리의 이야기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자연농법으로 무농약 사과농사를 지었던 삼십년간의 처절한 투쟁과 고통을 담은 책이다.
군더더기 없는 재밌는 문체에다 농사에 대한 소소한 지혜가 번득이는 책이다.
농부 기무라는 800여그루의 사과나무 중 반이 해충으로 고사해버리고 아내와 아이들이 굶어죽을 지경에 이르자
절망한 나머지 산속에 들어가 자살하고자 결심한다.
나무에 밧줄을 던져 목을 매려고 하였으나 밧줄이 미끄러져 땅에 떨어지고 만다.
밧줄을 찾으러 주변을 살펴보니 그 깊은 숲속에 아름드리 사과나무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름답고 튼튼한 사과나무였다.
"아니...이 깊은 숲속에 어떻게 이런 튼튼한 사과나무가 있을까...?"
농약도 비료도 없이 제혼자 힘으로 자란 사과나무가 너무도 신기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과나무가 아니라 떡갈나무였다.
환상을 본 것이다.
그 순간, 농부의 머리를 강타하는 생각이 있었다.
떡갈나무가 이렇게 자랄 수 있다면, 사과나무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 무농약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흙이 중요한 것이다.
이 튼튼한 떡갈나무를 만든 것은 자연이 만든 흙! 바로 흙에 해답이 있는 거다!"
농부는 그 숲속의 흙을 봉지에 담아 왔다.
그리고 그 흙처럼 보드랍고 폭신폭신한 흙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사과밭에 콩을 심어 질소를 공급하고, 잡초를 내버려두었고, 식초를 뿌려 해충을 방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말라 비틀어진 사과나무 한 그루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일곱송이의 꽃망울을 보고 농부는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이듬해, 말라죽은 줄 알았던 사과나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가을엔 탁구공만한 사과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너무나 작은 사과지만 기막히게 달았다.
바로 기적의 사과가 탄생한 것이다.
이 사과는 2년 이상 두어도 썩지 않는다. 그냥 쪼그라들 뿐이다.
맛과 향기는 에덴 동산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것이다.
30년의 세월동안 그 농부는 자연농법을 실현하며 사과재배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해충과 익충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며,
잡초 역시 제 기능과 역할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연은 그 자체가 완벽한 시스템이며,
인간이 그 시스템을 교란하는 존재라는 걸...
인간이 사라져도 지구는 존속하지만,
곤충이 사라지면 지구의 생명체는 멸망한다는 사실 또한.
---------------------------------------------------------------------------------------------
기무라 아키노리(60)
도쿄의 고급 주택가 시로가네다이(白金臺)에 있는 프랑스 요리점 ‘쉐·이구치’.
이곳의 저녁 메뉴는 코스요리 2만 엔(약 27만원)짜리 단 한가지다.
상당한 고가임에도 예약은 6개월이나 밀려 있다.
그 이유는 코스요리에 들어가 있는 ‘사과 수프’에 있다고 한다.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의 기무라 아키노리가 생산하는 사과를 한번 맛보고자 고객이 쇄도한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기적의 사과’.
우연한 발견이었다.
‘쉐·이구치’의 주방장이 사과를 반으로 갈라 냉장고 위에 우연히 방치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고 황갈색으로 변색하지도 않았다.
시든 것처럼 오그라든 채 달콤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이후 기무라의 이름은 일본 전국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인터넷에선 그의 사과를 내놓으면 3분 이내에 동난다.
발견은 우연이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기무라는 사과 재배의 4000년 상식인 농약을 전혀 쓰지 않았다.
아내가 농약을 뿌린 뒤 1주일 동안 앓아눕는 것을 보고 유기농·무농약 사과에 도전한 것이다.
29세의 나이였다.
잘 될 리 없었다. 800그루의 사과나무에는 벌레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잎은 병들어 떨어졌다. 작황이 안 좋으니
극심한 생활고에 빠졌다. 트럭 운전, 부두 하역작업 등 안 해본 것이 없었다.
집에서도 두 차례나 쫓겨났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한밤중에 들어간 숲 속에서 기무라는 깨닫는다.
농약 한 방울 뿌리지 않은 숲 속 나뭇잎들이 우거져 있는 비밀은 농약이 뿌려지는 가지나 줄기에 있는 게 아니라
나무가 뿌리를 내린 흙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 나무만 보지 말고 흙을 봐야 했다’.
그는 정신 없이 산을 뛰어 내려와 사과 밭의 흙을 관찰했다.
기무라는 산속 환경처럼
사과 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도록 내버려두고 흙이 본래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리고 그 결실은 9년 만에 이뤄졌다.
세계 최초로 썩지 않고, 다소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눈물 나게 맛있고 몸에 좋은’ 사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늘 보이는 것만 보고 산다.
하지만 ‘기적의 사과’가 흙에서 나왔듯, 정작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 즉 기초에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농약으로 해충을 없애듯 일시적으로 화장과 단장을 한다 해도 그 뿌리는 바꿀 수 없는 법이다.
18일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시험 결과에 만족하는 이가 있다면, 그렇지 않아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을 게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자.
1991년 일본 아오모리현에 엄청난 태풍이 불어
이 지역 사과의 96%가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기무라의 사과는 80% 이상이 그대로 달려 있었다.
다른 사과나무들은 땅속 뿌리 깊이가 3~5m였지만 기무라의 사과나무 뿌리는 20m나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가지도 훨씬 굵고 단단했다.
우리 젊은이들도 보이지 않는 곳이 튼튼해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과나무가 되자. 그리고 부모들도 그런 아이를 키우자.
‘기적의 사과’를 잉태한 기무라의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말이다.
'【 인물·이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하던 꽃키우며 연매출 2억, 전직교장선생님 (0) | 2011.07.24 |
---|---|
[스크랩] 또 하나의 감동!....넬라판타지아 / 최성봉 / 코리아 갓 텔런트에서.... (0) | 2011.07.07 |
그녀들의 고백 , , , 내 사랑 / 트럼펫, 김인배 (0) | 2011.07.02 |
[앙코르 내 인생] 삼성전자에서 28년간 근무한 뒤초등학교 교사 된 경기현(62)씨 (0) | 2011.06.25 |
"여러분, 읽지 않고… 통나무처럼 살겁니까?" (0) | 2011.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