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호랑나비의 달콤한 방심, 등 뒤를 조심하라

자운영 추억 2013. 4. 20. 14:06

 

2013. 0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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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빠는 호랑나비, 등뒤서 기습 노리는 기생 말벌 한 장면에 담아

<비엠시 생태학> 생태학자 사진전 입상작

s_Michael Siva-Jothy.jpg » 먹이사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찰라를 포착한 생태 사진. 사진=마이클 시바-조티

호랑나비는 꿀풀을 빠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다른 나비와 달리 덩치가 큰 호랑나비는 발을 꽃에 댔을 뿐 날개를 펄럭이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그 등뒤로 기생 말벌이 다가서고 있다. 기생 말벌은 나비를 침으로 마비시킨 뒤 몸 속에 알을 낳아 새끼 밥으로 만든다.

온라인 공개 국제 학술지인 <비엠시 생태학>은 해마다 생태학자들이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겨루는 사진전을 연다. 위 사진은 올해 이 사진전의 '군집과 매크로 생태학' 분야 수상작이다.

사진을 찍은 마이클 시바-조티 영국 쉐필드 대 교수는 "드문 호랑나비가 꿀을 빨려는데 기생 말벌이 붕붕 거리는 소리 들렸어요. 호랑나비를 잡으려고 공중 정지비행을 하더군요. 나중에 그 자리에서 호랑나비를 잡은 기생 말벌을 발견했습니다. 기생 말벌이 아주 빠르고 초점심도가 얕아 촬영은 쉽지 않았습니다. "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이 사진전의 다른 수상작이다.

s_Moritz Muschick.jpg » 의태. 잎사귀와 꼭 닮은 대벌레 한 마리가 더 그럴 듯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상작이다. 사진=모리츠 무쉬크

s_Benjamin Blonder.jpg » 미국 콜로라도 고산초원의 산상화원. 2등작이다. 사진= 벤자민 블론더

s_Hara Woltz.jpg » 역시 길이 편해. 갈라파고스거북 한 마리가 갈라파고스 산타 크루즈 섬에서 길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하라 월츠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