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진객 재두루미 21년만에 귀환, 과거로의 여행 시작

자운영 추억 2013. 2. 9. 16:56

윤순영 2013.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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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간척사업으로 먹이터 사라져 일본으로 옮겨가

 첫 취·서식지 복원사업 3년만에 2마리 후평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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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평리 재두루미 보전 사업지구에서 먹이를 먹는 재두루미 부부.


국내 최초로 재두루미 취·서식지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김포시 하성면 후평리 일대 농경지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 2마리가 지난 1월 29일 오후 2시쯤  먹이를 먹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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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평리 평야에서 이동하는 재두루미 뒤로 후평리 마을 모습이 흐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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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으로 향하는 재두루미 부부.

 

21년간 재두루미 관찰을 했지만 1월에 이곳 후평리에서 월동 개체 재두루미가 발견된 것은 처음 이라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무엇보다 재두루미를 관찰하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생태 지식을 적용해 보았고 재두루미 본능을 따라 사업을 진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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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두루미 취·서식지 복원 사업지인  후평리 평야 하늘에  기러기 떼가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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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친화적인 가림막, 수수대와  갈대 발을 이용했다.

 

인간 중심적인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전국 두루미 월동 서식지 관찰과 이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며 후평리 서식지 복원을 위해 연계성을 갖고 발로 뛰었다. 재두루미 월동지 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처음 시도되는 일이기 때문에 우선 성공-실패에  늘  마음이 무거 웠다.
인간이 자연을 복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도전과 같았다. 자연 복원은 어쩌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복원보다 소중한 것은 자연을 관리하는 것이고 그것이 자연을 지킬 수 있는 답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자연에게 맡길 수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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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는 새들이 선호하는 벼를  뿌려 주고 있다.

 

몇 년 전 세계의 두루미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시를 생태조사차 3차례 방문한 적이 다시 생각이 난다. 일본인들은 두루미 세계 최대 월동지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종 자랑을 늘어놓았고, 우린 할 말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날 후평리 한강 하구에서만 월동하던 재두루미가 시간이 지난 뒤 가고시마 이즈미시로 날아와 월동하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일본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를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고 놓쳐 버린 우리 자연을 보며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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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계장을 방불케하는 월동지 이즈미시에는 흑두루미 8,000 마리, 재두루미 1,300 여 마리가 월동을 한다.

 

이즈미 시청을 방문하여 시장과 지역단체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한국의 재두루미가 일본으로 시집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혼시켜 데려가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지만, 그 말의 뜻은 우리의 자연을 지키지 못하여 상처 난 나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는 위안과 언젠가는 우리나라로 재두루미를 돌아오게 하는 각오였다. 그 이후 오늘 후평리 평야에 서있다. 그리고 재두루미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한 가닥의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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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논이 조성된 뒤편에 오두산 전망대가 보인다.

 

한강하구 지역인 하성면 후평리 일대는 수도권 최대 재두루미 도래지로 30여년 전만해도 매년 2000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월동을 마치고 북상하던 곳이다. 하지만 1970년 이후 한강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월동 개채수가 급격히 감소해 90년대 이후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고 지금은 인근 홍도평야 일대에서만 40여 마리 정도만 관찰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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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환경에서 겨울을 지내는 홍도평야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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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홍도평야 재두루미 서식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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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숲을 울타리 삼아  쫓겨 다니는 홍도평야 재두루미 가족.

 

그러나 김포시 마지막 재두루미 서식지인 홍도평야마저 개발로 인해 월동 재두루미 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김포시가 지난 2011년부터 1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4차년 도에 걸쳐 후평리 일대 평야 130㏊ 중 37㏊에 대해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사업을 벌여왔고 내년이면 사업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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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 없이 매립되는 홍도평야.

 

이에 따라 2차 사업이 진행된 지난해 3월에는 일본에서 월동을 마치고 북상 중인 122마리의 재두루미와 25마리의 흑두루미가 먹이터로 이용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사업은 국내에서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환경복원 사업으로  2차 사업부터 사업에 참여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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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속을 해도  논길  접근성이  편리해 사람들과 차량이 들어와  방해를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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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까지 나서 재두루미를 방해하는 홍도평야의 현실.

 

지난해 발견된 재두루미는 북상 중인 개체가 먹이를 먹기 위해 머물렀다면 이번에 발견된  재두루미는 한강하구 월동 개체다. 지속적인 보전사업이 진행되면 북상 개체보다 월동 개체수가 더 많아 질 것 같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재두루미 취·서식지 복원사업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사업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