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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동은 국악의 활로(活路)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국악과 한의학의 융합을 통한 ‘음악 치료’를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입력 : 2014.03.18 03:03
[작곡가 김영동]
70년대부터 연극·영화 등 국악과 접목, 저변 확대 힘써
22일, 국립국악관현악단 기획… 대표작 '매굿' '토지' 등 지휘
한때 서울 인사동을 비롯한 전국의 전통 찻집마다 그의 음악이 흘러넘쳤다. TV나 라디오 배경음악으로도 수시로 깔렸다. '어디로 갈꺼나' '삼포 가는 길' 같은 영화·드라마 음악부터 '초원' '산행' 같은 명상 음악까지 전통 가락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지닌 서정적 멜로디는 귀를 끌어당겼다. 국악을 촌스럽고 유행에 뒤졌다고 여기던 젊은이들을 돌아서게 만든 데는 그의 공(功)이 컸다. 작곡가 김영동(63) 서울예대 교수 얘기다.
하지만 국악계에선 그를 고깝게 보는 이들이 많았다. "욕을 바가지로 먹었어요. 정통 국악을 망치고 있다는 거지요. 대중음악만 한다고 얼마나 '왕따'를 당했던지…." 오기가 나서 관현악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서른 살에 쓴 '매굿'(1981년)이었다. 그해 대한민국 작곡상에 출품, 우수상을 받았다. 황석영 희곡 '장산곶매'에서 출발한 '매굿'은 장수매 설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표제 음악. 국악 관현악에 노래를 섞은 새로운 형식 실험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악계에선 그를 고깝게 보는 이들이 많았다. "욕을 바가지로 먹었어요. 정통 국악을 망치고 있다는 거지요. 대중음악만 한다고 얼마나 '왕따'를 당했던지…." 오기가 나서 관현악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서른 살에 쓴 '매굿'(1981년)이었다. 그해 대한민국 작곡상에 출품, 우수상을 받았다. 황석영 희곡 '장산곶매'에서 출발한 '매굿'은 장수매 설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표제 음악. 국악 관현악에 노래를 섞은 새로운 형식 실험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국악과에서 대금을 전공한 김영동은 대학 다닐 때부터 '외도(外道)'에 나섰다. "국악이 살아남으려면 연극·영화 등 다른 장르와 부딪쳐봐야 한다고 믿었어요." 오태석이 쓴 연극 '초분'(1973년)과 '태'(1974년), 국악 뮤지컬 '한네의 승천'(1975년) 음악을 썼다. 1978년엔 '개구리 소리' '누나의 얼굴' 같은 국악 동요를 담은 작곡집도 발표했다. 이렇게 만든 그의 작품들은 히트를 쳤다.
연극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을 위해 썼던 '어디로 갈꺼나'는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주제가로, TV문학관 '삼포 가는 길'을 위해 쓴 같은 이름의 주제곡은 오랫동안 방송을 탔다. 1980년대 국악 실내악단 '슬기둥'과 함께 낸 음반은 '국악 대중화'의 봇물을 텄다. '씨받이' '아다다' '천년학' 등 영화음악을 맡아 대종상 영화음악상도 탔다. 지금까지 낸 음반만 16종. 10만장 넘게 팔린 음반도 있다. 1년에 저작권 수입만 1200만원쯤 된다.
김영동의 최근 작품은 관현악에 쏠려 있다. 서양 오케스트라를 본뜬 국악 관현악은 빈약한 음량과 단조로운 편성이 한계로 꼽힌다. 그는 "빈약한 소리를 풍성하게 하려면 악기 배치는 물론 우리 식의 강약, 다이내믹을 만들어내야 한다. 서양 음악과의 만남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이 된 '아리랑'의 확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우리끼리 좋다고 고개를 끄덕일 게 아니라 세계인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가는 소리가 뭔지 더 많이 고민해야지요."
▷국립국악관현악단 작곡가 시리즈 3, 20일 이해식, 21일 강준일, 22일 김영동편, 국립극장, (02)2280-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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