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노화가 진행되면 세포에 독성물질인 활성산소가 생긴다. 활성산소가 쌓이면 암,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성분만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는 "항산화 물질은 '항산화'와 '독'이라는 양날의 칼"이라며 "항산화 기능을 하고 나면 독성이 남기 때문에 이를 원래대로 돌려주는 시스템(항산화 네트워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허친슨 암연구소 게리 굿맨 박사팀은 비타민A 중 하나인 베타카로틴이 폐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2004년 미국 국립암협회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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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항산화 성분만 섭취하면 오히려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러 성분을 골고루 먹어야 부작용 없이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따라서 항산화 성분은 여러가지를 고루 섭취해야 항산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개념이 바로 '항산화 네트워크'다. 항산화 네트워크는 미국 UC버클리대 분자생화학전공 레스터 팩커 교수가 '항산화의 기적'이라는 책에서 처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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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지만 집중 섭취하면 오히려 독항산화 네트워크를 이루는 항산화 물질은 비타민C, 비타민E, 코엔자임 Q10, 글루타치온, 알파리포산이다. 5가지가 각각 산화와 재생이라는 연쇄반응을 통해 세포를 재생시키고 대사를 조절한다.〈
그래픽〉 이왕재 교수는 "비타민E는 항산화 기능을 한 후에는 독성이 많아지는데 스스로 안정화되기 위해 다른 항산화제를 공격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타민C는 항산화 기능 후에도 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항산화 네트워크에서 다른 항산화 물질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남대 생명공학과 조경현 교수는 "다섯가지 항산화 성분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다른 성분들의 농도가 함께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5가지 성분이 든 식품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은 "항산화 물질은 식품을 통해 오랜 기간 꾸준히 섭취해야 독이 될 위험이 없고, 여러 물질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항산화 네트워크를 고려해 제시한 하루 세끼 메뉴는 ▷현미밥, 콩나물국, 쇠고기불고기, 브로콜리초회, 감자조림, 김치(아침) ▷완두콩밥, 쇠고기무국, 삼치레몬구이, 계란찜, 시금치나물, 김치, 귤(점심) ▷잡곡밥, 모시조개국, 제육볶음, 야채쌈과 쌈장, 물김치, 키위(저녁)다. 여기에 우유 1잔과 고구마 반개 또는 인절미 3쪽을 간식으로 먹어도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여러 종류의 항산화제를 함께 먹으면 유해물질인 과산화지질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항산화 네트워크를 이루는 성분은 따로 섭취해도 항산화 효과를 내긴 한다. 각 성분이 함유된 식품과 효과는 아래 표와 같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이원진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