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즈미서 겨울나고 시베리아 가다 3천여 마리 들러, 사람 경계 않는 습성 특이
낙동강 모래톱 망가진 뒤 부쩍 늘어…서식지 보전하면 월동개체 늘 듯
» 흑두루미
흑두루미의 이동을 관찰하기 위해 지난 3월16일부터 22일일까지 천수만에 머물렀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쪽 모래톱이 다 없어지면서 3년 전부터 이곳을 찾는 흑두루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환경변화는 새들의 이동경로에 민감한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둔다. 현재 천수만은 우리나라 최대의 흑두루미 중간 기착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천수만 간월호의 모래톱. 흑두루미는 사방이 트인 잠자리를 좋아한다.
» 해가 저물자 간월호의 잠자리로 돌아오는 흑두루미 무리.
» 잠자리에 도착해 차례로 내려앉는 흑두루미 무리.
흑두루미는 지구상에 1만 500~1만 2000마리 정도가 생존해 있는 국제적 보호조류이다. 과거 대구시 파호동과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 일원에 200~500개체가 월동하였지만, 최근에는 순천만에서 600여 마리가 월동할 뿐 월동개체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 먼저 온 흑두루미가 잠자리의 가운데를 비워 두고 자리를 잡자 다른 흑두루미가 그곳을 채워 가고 있다.
» 수많은 흑두루미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잠자리 위치를 잡고 있다.
» 흑두루미 무리가 앞뒤로 나뉘어져 있다. 관찰하는 동안 200여 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따로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아 천수만에서 월동한 흑두루미로 추정된다.
흑두루미는 구미, 대구 등 낙동강과 천수만, 시화호, 한강하구 등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강변과 농경지에 내려 앉아 머물다 간다. 천수만에는 물이 얼기 전 200여 마리가 월동을 하며 혹한이 오면 순천만으로 옮겨갔다 얼음이 풀리면 다시 천수만으로 돌아와 월동한다.
» 안정된 잠자리를 만들기 위해 어수선한 분위기다.
» 흑두루미 잠자리 뒷로 간월도의 불빛이 보인다.
» 흑두루미들이 잠자리로 돌아와 자리를 잡기까지 30분이 걸렸다.
일본 가고시마 이즈미에서 겨울을 난 흑두루미는 3월16일 천수만에 1500여 마리가 날아들었고, 그 수는 18일 2500마리, 20일 3200여 마리로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22일에는 1500여 마리로 줄어들었다. 아직도 일본에서 3000여 마리가 머물고 있으니, 일본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 1만여 마리가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른 아침 아직 잠자리에서 자고 있는 흑두루미들, 밤 사이에 수가 3200여 마리로 늘어났다.
» 먹이터를 향해 갑자기 날아오르는 흑두루미 무리.
» 아침을 먹으러 인근 농경지로 향하는 흑두루미 무리가 거대한 구름처럼 보인다.
지난해 8000여 마리의 흑두루미가 천수만을 거쳐 갔다. 천수만 평야에 주인이나 된 듯 초봄 들녘을 누비는 암회색 흑두루미들은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평화롭게 노닌다. 일본에서 인위적인 먹이 주기로 사람과 접촉하면서 학습한 결과이다.
» 천수만의 여명
» 모래톱과 갈대 그리고 사방이 트인 공간은 흑두미에게 꼭 필요한 환경이다.
이런 이동중 흑두루미의 여유로운 습성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의 높은 경계심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조류 보호와 탐조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아침 저녁 규칙적으로 잠자리를 찾아들고 나가는 모습은 천수만에서만 볼 수 있는 최고의 군무라 할 수 있다.
» 먹이터로 가기 전 깃털을 고르는 흑두루미 무리.
특히 간월호에는 천혜의 사구가 발달한 데다 사방이 트인 안전한 넓은 장소가 있어 흑두루미가 집단으로 잠자리로 이용하기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주변 농경지는 먹이 공급원이지만 먹이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얼마 남지 않은 벼 낱알을 찾으려고 논둑길 가장 자리로 나와 최선을 다해 먹이를 먹는 모습도 보인다.
» 평야에서 한가롭게 먹이를 먹는 흑두루미.
이 시기에 인위적인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번식지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중간 기착지로서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간 기착지가 잘 마련되면 월동 개체수가 늘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하던 재두루미, 흑두미가 왜 위험을 무릅쓰고 머나먼 일본 땅으로 건너갔는지 생각해야 한다.
» 흑두루미 부부.
흑두루미란 어떤 새인가 몸길이 100~105㎝ 흑두루미는 비교적 키가 작은 두루미이다. 균일한 회색빛이 감도는 흑색을 띤다. 보는 각도에 따라 무광택과 광택을 깃털에서 발산하여 깊이 있는 흑색의 미를 연출한다. 얼굴, 멱, 목의 윗부분은 흰색이고 목 아랫 부분은 회색이다.
다른 두루미보다 날 때 군집성이 강하여 집단으로 브이 자 모양을 이루고, 때로는 하늘 높이 선회 비상하기도 한다. 시베리아와 우수리 강, 아무르 강에서 번식한다.
1970년 10월30일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 5월31일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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