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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으로 꽁꽁 언 낙동강, 큰고니 굶어죽을라

자운영 추억 2013. 1. 13. 14:16

앞산꼭지 2013. 0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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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해평습지, 천연기념물 큰고니 수십마리 물도 먹이도 못 먹어

환경단체서 긴급 먹이 살포, "흐르는 지천 안 얼어, 칠곡보 수문 열어야"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을 찾은 천연기념물인 겨울철새 큰고니들이 아사 직전의 상태에 놓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들 큰고니들은 흑두루미에 이어 해마다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아오는 대표적 겨울철새로, 이들의 생존환경 변화는 4대강 사업이 부른 낙동강의 급격한 생태환경 변화로 말미암은 것으로 보입니다.

 

swan1.jpg » 얼음판 위에서 미동조차 않고 누워있는 천연기념물 큰고니들.

 

swan2.jpg » 아사 직전(?)의 천연기념물 큰고니.


4대강 사업이 초래한 가장 큰 생태환경 변화의 하나가 이번 겨울에 발생한 낙동강 전체가 꽝꽝 얼어버린 것입니다. 4대강 사업 전에는 아무리 추운 날이어도 강 전체가 이렇게 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사업 이후 낙동강 전역이 꽝꽝 얼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강 가장자리가 얼뿐 강 중앙까지 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심각한 낙동강 환경의 변화로, 이렇게 되면 우선 야생동물들이 마실 물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고, 이와 아울러 낙동강을 찾는 철새들에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전에 없이 꽝꽝 언 낙동강 왜?


그렇다면 왜 이 같은 현상이  생겼을까요? 문제는 바로 낙동강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보로 막힌 거대한 호수로 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과거 흐르던 강에서 일어나지 않은 변화가 막히고 정체된 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swan3.jpg » 흐르지 않는 낙동강은 강 전체가 꽝꽝 얼었다.


swan4.jpg » 같은 기간 흐르는 금호강은 얼지 않았다. 흐르는 강은 얼지 않는다.


호수가 쉽게 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이는 같은 기간 낙동강의 지천인 금호강이 얼지 않은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흐르는 강물은 쉽게 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철새들뿐만 아니라 강 주변에서 생존을 영위해 가던 야생동물들도 마실 물을 구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실제로 강 주변엔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강을 찾은 야생동물들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swan5.jpg » 물을 마시기 위해 물가를 찾은 야생동물의 발자국. 


굶어죽을까 걱정되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그리고 이곳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은 큰고니들은 원래 강가의 모래톱에 내려 쉬면서 강물속 수초 뿌리나 갈대 뿌리 같은 것을 파먹으면서 이 겨울을 나는 철새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꽁꽁 언 강에서 안전하게 쉴 장소도, 먹이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올 겨울을 나기가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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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철새와 들의친구' 김경철 국장은 이렇게 명합니다.

 

큰고니들은 강가의 모래톱에서 쉬다가 삵과 같은 천적이 달려오면 재빨리 강물 속으로 도망가 위기를 피하는데, 이렇게 강이 얼어버렸으니 맹수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걱정입니다.

 

4대강사업에 따른 준설작업으로 수초나 갈대 등 수생식물들이 거의 전멸되어 렸기 때문에 먹이활동도 할 수 없고, 그나마 강물까지 모두 얼어버렸으니 하루 일 꽝꽝 언 강 가운데 얼음위에서 미동조차 앉은 채 누워만 있을 뿐이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swan7.jpg

 

swan8.jpg » 누운 채 배설한 모습. 야생의 상태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단히 드문 행동이라 한다.

 

또 "심지어 누운 채 배설까지 할 정도로 기력이 쇠약해 이들 고니들이 앞으로 날이 풀려도 먼 거리를 날아갈 힘을 비축할 수 있을까 싶고, 이와 같은 기간이 길어진다면 집단아사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지금 이들이 굉장히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증언합니다. 

 

그래서 환경단체 '습지와 들의친구'와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는 우선 위급한 대로 고니들이 먹을 수 있도록 고구마를 잘게 썰어서 고니들이 쉬고 있는 얼음판 주변에 투입해 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민한 야생의 녀석들이라, 쉽게 받아들이지 않다가 투입 나흘째인 어제서야 조금씩 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swan9.jpg »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고니의 먹이를 뿌려주고 있다.

 

swan10.jpg » 고니의 먹이로 잘게 썰어 살포한 고구마.

 

강이 얼지 않도록 칠곡보 수문을 열어라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경철 국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가장 시급한 조처로는 해평습지를 호수로 만든 주범인 칠곡보의 수문을 여는 것입니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면 일단 강이 얼지 않을 것이고, 모래톱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고니들이 안전하게 쉴 공간을 확보할 것이고, 먹이활동도 일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swan11.jpg » 얼지 않고 흐르는 소하천.

 

낙동강의 지천들이 얼지 않고 흐르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칠곡보의 수문을 즉각 열어 낙동강을 흐르게 하면 강이 얼지 않게 되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칠곡보의 수문을 여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은 애초의 목적과 너무도 달리 강의 생태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속속 판명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여름의 녹조대란과 지난가을의 물고기 떼죽음 현상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에 또 다시 야생동물과 철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등 거의 모든 계절에 치명적인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 사업의 문제를 다시 짚어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정확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처방은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임은 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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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은행 025-10-000273(대구환경운동연합)


글·사진/ 앞산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