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비·환경

톡토기는 하루살이를 타고 이동한다-1600만년 전 증거

자운영 추억 2012. 10. 20. 18:41

조홍섭 2012. 10. 19
조회수 3892 추천수 0

호박 속 화석, 정밀 입체 촬영으로 드러나

소형 토양동물 톡토기의 장거리 확산 수수께끼 풀리나

 

 Dr Dave Penney2, The University of Manchester.jpg » 하루살이 성충 몸에 붙은 채 화석이 된 톡토기(화살표). 사진=데이브 페니, 맨체스터 대학

 

정원의 낙엽이나 화분을 들치면 길이가 2~3㎜인 작은 벌레가 톡톡 뛰어 달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계 어디나 흔하게 분포하는 톡토기라는 토양 곤충이다. 그런데 화산활동으로 새로 생겨난 섬에도 이 곤충이 곧 생겨난다. 톡토기가 어떻게 확산해 나가는지를 두고 해류를 탄다거나 공중을 날아다니는 플랑크톤을 이용할 것이란 가설은 있지만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진드기 같은 작은 곤충이 거미나 나비 등 다른 큰 곤충에 편승해 이동하는 현상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루살이 애벌레에 ‘무임승차’하기는 쉽지 않다. 주로 물속에서 살다 물 밖으로 떼지어 날아오르는 하루살이 성충은 종에 따라 한 시간 이내에서 기껏 며칠 동안밖에 살지 못한다. 소화기관도 없는 하루살이 성충은 이 짧은 기간 동안 짝짓기에 몰두한다. 따라서 하루살이 성충은 편승하기에 좋은 숙주가 아니다.

 

Author Sharadpunita _800px-Ephemeroptera.jpg » 하루살이 성충. 물 밖에선 아주 짧은 기간만 생존한다. 사진=샤라드 푸니타, 위키미디어 코먼스

 

Christian Fischer_644px-SminthuridesAquaticus.jpg » 하루살이에 편승한 것과 같은 과에 속하는 톡토기. 사진=크리스천 피셔,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런데 하루살이의 날개 아래에 톡토기가 들러붙어 이동하는 생생한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도 1600만년 전에 일어난 일이 고스란히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페니 맥네일 영국 맨체스터 대학 생물학자 등 영국 연구진은 최근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서 이 대학이 보관중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출토된 호박에서 하루살이에 편승한 톡토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진 등 나뭇진이 굳은 광물인 호박에는 종종 나뭇진에 묻혀 죽은 뒤 썩지 않고 보존된 다양한 곤충 화석이 발견된다.
 

연구진은 약 1600만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 때 호박에 하루살이 애벌레가 들어있었는데, 그 오른쪽 날개 기부의 계곡처럼 움푹 패인 부위에 톡토기가 더듬이를 이용해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위는 하루살이가 날더라도 몸에 들러붙어 있을 수 있는 곳이다.

 

bug1.jpg » 하루살이 화석의 엑스선 시티 사진. 오른쪽 위 날개 아래에 톡토기가 있다. 사진=플로스 원

 

bug2.jpg » 하루살이와 톡토기의 확대 사진. 사진=플로스 원

 

bug3.jpg » 톡토기가 더듬이로 하루살이에 몸을 붙인 모습. 정교한 엑스선 시티 촬영으로 화석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사진=플로스 원   

 

논문은 “이 호박 화석은 톡토기가 날개 달린 곤충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면서 “1600만년 전 모습이지만 현재도 살아있는 톡토기와 하루살이 사이에서 이런 편승 행동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5000만년 동안의 ‘무임승차’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enney D, McNeil A, Green DI, Bradley RS, Jepson JE, et al.
Ancient Ephemeroptera?Collembola Symbiosis Fossilized in Amber Predicts Contemporary Phoretic Associations.
PLoS onE 7(10): e47651. doi:10.1371/journal.pone.0047651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