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事·가꾸기

비타민 많지, 변비 없애지, 인삼 성분까지… 대단한 열무

자운영 추억 2012. 7. 15. 08:31

[중앙선데이] 입력 2012.07.15 03:42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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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 맛도 안 들어서 군둥내(군내)부터 난다’는 속담이 있다. 어린 사람이 시건방을 떨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열무는 ‘어린 무’를 말한다. 열무란 명칭도 ‘어린 무’에서 유래했다. 영어명도 ‘young leafy radish’다. 제철이 여름이라는 이유로 열무가 ‘여름 무’에서 비롯됐다고 우기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열무는 여름만 제철이 아니다. 사철 맛볼 수 있는 채소다. 생육 기간이 짧아서 1년에 여러 번 재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씨를 뿌린 뒤 수확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계절마다 다르다. 여름이 25일 전후로 가장 짧고 봄은 40일, 겨울 60일가량 된다.

열무는 흑엽열무·참존열무·새색시열무·귀한열무·여름춘향이열무·진한열무·청송열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무와 마찬가지로 배추과(科) 식물에 속한다. 배추과를 과거엔 양배추과·십자화과라 불렀다. 십자화과는 4개의 꽃받침 조각과 4개의 꽃잎이 십자(十字) 모양을 이룬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무·배추·양배추·냉이·브로콜리·콜리플라워·케일·순무·겨자 등 요즘 웰빙 채소로 알려진 채소들이 여기 속한다. 하나같이 항암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채소들이다. 미국암협회는 암 예방을 위해 배추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열무는 잎(무청)·뿌리(무)를 모두 먹을 수 있지만 대중의 선호도는 뿌리보다 잎이 높다. 어린 식물의 잎인 만큼 연하고 맛이 좋아서다. 수분이 많아(93.3%)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열량이 낮아(100g당 열무 생것 14㎉, 삶은 것 19㎉, 열무김치 38㎉, 열무물김치 7㎉)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칼슘(뼈·치아 건강을 도움)·칼륨(혈압 조절) 등 미네랄이 각각 100g당 120㎎·772㎎ 들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타민A(야맹증 예방과 시력 개선)·B군·C(항산화 효과·면역력 강화) 등 비타민도 풍부하다. 또 전분(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와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소화가 잘되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 인삼의 약효 성분인 사포닌도 들어 있다. 사포닌은 혈관 탄력을 조절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므로 고혈압·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열무는 예부터 원기를 돋우는 보양 식품으로 즐겼다. 민간에선 비위·간담이 허(虛)하거나 눈이 침침하거나 신체가 쇠약해졌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했다. 열무김치는 열무를 주재료로 하여 담그는 김치로 잎과 뿌리를 함께 사용한다.

소금에 절였다가 헹구어 낸 뒤 찹쌀 풀로 버무려 열무 특유의 떫은 맛을 제거한다. 그다음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등을 넣고 국물을 부어 맛을 낸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수분·염분을 보충하기에 더없이 좋은 반찬이다. 맛이 칼칼하고 시원해서 더위로 싹 달아난 입맛을 되살려 준다.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발효식품이기에 보리밥(탄수화물)·계란(단백질) 등을 곁들인 열무김치 비빔밥 한 그릇이면 영양의 조화가 완벽하다.

마트에선 키가 작고 무 부분이 날씬한 열무를 고르는 게 좋다. 잎은 연초록색으로 연하며 7장 정도인 것이 상품이다. 잎이 너무 가늘면 빨리 무르므로 되도록 도톰한 것을 택한다. 잎은 데쳐서 물에 담갔다가 참기름을 둘러 볶아 먹기도 한다. 잎은 금세 시들므로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남은 것은 신문지로 싸서 냉장실에 보관한다.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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