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기도
우련祐練신경희
두부처럼 부드럽게하소서
때로는 나를 저항하지 못하여
쉽게 부서지는듯 보이지만
가난한 서민의 밥상에도 앉아있고
임금님의 밥상에도 앉아있는
상하를 구별하지 않는
누구나 함께 어울릴 줄 아는
부드러운 두부가 되게하소서
만두속처럼 알차게하소서
겉모습은 얇고 초라해보이지만
때로는 작은 것에도 잘 터지는
상처받기 쉬운 약한 모습 이지만
만두만큼 속찬 음식도 없으며
명절날이 되면
전 국민이 찾아서 밥상에 올리는
속찬 만두가 되게 하소서
강물처럼 유유하게 흐르게 하소서
바쁜 세상속에 혼자서만
유유한 자태를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만
시냇물을 모아 바다로 흘려보내며
보이지 않는 땀을 흘리고 있으니
흐르는 땀은 보이지 않게
흘러 가면서 목마른 가지마다
목을 축여주는 사랑이 있는
강물이 되게하소서
오리의 물갈퀴처럼 힘차게 하소서
작은 발로 서있을 때는
한없이 약해 보이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전심으로 발을 움직여
물살을 가르는
작은 물살도 커다란 물살도 헤쳐나가는
물의 흐름을 탈줄 아는
힘과 지혜가 되게하소서
시계초침처럼 부지런하게하소서
평소에는 누구에게도
어떠한 관심을 받지 못하여도
열심히 앞만보고 가는 초침
그러나 모든 경기앞에서는
단 1초의 시각이 땀을 쥐게하는
없어서는 않될 기준이 되는
초침같은 부지런한 일꾼이 되게하소서
스스로를 불태우는 작은 촛불이 되게하소서
작은 불빛이기에
평소에는 장식장에 앉아있는
장식품에 불과 하지만
언제든지 몸을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
어둠의 빛이 되게하소서
아름다운 선율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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